박기동·춘천

아들이 장가갔다

청첩장에 쓸 거라며 애비 시 한 편을 요청했다

어쩌나,마땅한 시는

두루 찾아보았으나,안 보였다

평생 쓴 것 가운데

쓸만한 게 없다니!



아무래도 나의 시는

비극적인 모양이다

쓸모없는 쓸모를 찾아

백방으로 살폈으나 찾을 수 없으니

나 혼자 좋자고 시를 써 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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