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식량 인스턴트 커피, 세계인 입맛 정복하다
각성효과 커피 전투용 필수품
1976년 세계 첫 믹스커피 개발
다양한 형태 변신 국민커피 등극

▲ 생두와 인스턴트 커피.
▲ 생두와 인스턴트 커피.


오늘은 지난주에 이어서 세 번째 미국 커피이야기다.커피는 전쟁과 깊은 인연이 있는 것 같다.아마 전시에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알코올보다는 정신을 맑게 해주는 커피가 필요했을 것이다.커피가 전쟁과 함께 전파되고,활성화된 흔적들이 있다.대략 10세기 이전 에티오피아가 예멘과 전쟁을 할 때 에티오피아 군인들이 커피를 지녔다고 한다.또한 11~13세기에 있었던 십자군원정 때 아라비아에서 유럽으로 커피가 전파됐다고 알려져 있다.1945년 2차 세계대전에서는 커피가 군 보급품으로 지정돼 전군에 지급됐다.이때 미군은 많은 양의 인스턴트커피를 소비하게 된다.

1950년 6·25 전쟁에서도 미군이 보급품으로 커피를 지녔었고 미군 PX를 통해 흘러나온 커피를 마셨던 것이 한국 인스턴트커피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이 때부터 일반인들에게 커피가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1970년 동서식품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인스턴트커피 생산에 성공하게 된다.1976년에는 세계 최초로 한 잔씩 마실 수 있는 1인용 믹스커피를 개발해 낸다.이후 커피를 계속 업그레이드하면서 우리는 이렇게 인스턴트커피를 즐기는 국가가 되어간다.반면 전쟁 중에 커피가 시련을 겪어야 하는 시기도 있었다.1861년에 시작된 미국 남북전쟁 기간 동안 전쟁 상황에 의해 커피공급이 차단된 남군은 커피를 마실 수 없었고,북군들이 커피마시는 것을 부러워해야 했다.남북전쟁을 토대로 한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에서 여주인공 스칼렛은 이유야 어쨌든 ‘커피를 마실 수 없다는 것만으로도 북군이 밉다’라는 명대사를 남기기도 했다.

인스턴트 커피가 본격적으로 생산되고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1930년대 말에 이르러서다.세계커피생산 1위 국가인 브라질은 커피를 과잉생산해 가격이 폭락함에 따라 쌓여만 가는 많은 양의 커피를 처리할 방법이 없었다.그래서 스위스 네슬레(Nestle)사에 커피재고량을 해결해 줄 것을 요청했고 이 때 탄생한 커피가 네스카페다.네스카페(Nescafe)는 1938년 네슬레사가 설립한 커피브랜드로 ‘네스카페’라는 이름의 인스턴트커피를 개발해 대량으로 생산해 내면서 인스턴트커피 시대를 예고한다.

그러나 인스턴트커피 초기에는 커피의 무게를 늘리기 위해 흙모래를 섞는 등 얌체 상인들에 의한 부작용도 있었다고 한다.1965년쯤 개발된 동결건조(FD) 커피는 인스턴트커피의 향과 맛을 크게 향상시켰고 인스턴트커피가 보편화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이후 인스턴트커피는 발전을 거듭해 왔고 현재는 나라별로 자국의 특성을 살린 다양한 형태의 인스턴트커피가 생산되고 있다.따라서 자국민의 기호에 맞게 개발된 커피는 외국인들의 입맛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그러나 우리나라의 믹스커피는 외국인들에 의해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아직도 인스턴트커피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을지 모른다.이러한 편견을 깨듯 인스턴트커피 업계에서도 많은 변화를 주고 있다.주원료를 인체에 도움이 되는 원료로 대체한다거나 고급화하는 등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오늘은 우리의 입맛과 다를 수 있는 외국의 인스턴트커피 한잔 경험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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