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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제강(柔能制剛)

이용춘 원주우체국장

데스크 2019년 06월 18일 화요일
내가 좋아하는 운동은 걷기와 탁구다.한 시간 정도의 거리를 걸어서 출근하고,시간 나는 대로 탁구를 한다.탁구코치나 선수들이 초보자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몸에 힘을 빼라는 것이다.초보자는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가 공을 잘 맞히지 못하고 실수를 연발한다.잘 치는 사람들은 몸에 힘을 빼고 있다가 공을 맞히는 순간에 강하게 임팩트를 준다.운동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몸이 굳어있어서 그렇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경기 전 몸 풀기를 해 굳은 몸을 풀어주는 이유다.

집중력이 필요하거나 긴장감을 풀려고 할 때 각성효과가 있는 커피나 담배를 찾는다.그러나 기호식품인 커피,술,담배를 장기간 과잉 섭취 시에는 중독위험은 물론 건강을 크게 해칠 수 있으니 유의해야한다.같은 빙판길에서도 어린이와 어르신이 넘어졌을 때 몸이 어린이보다 유연하지 못한 어르신이 더 다칠 개연성이 크다.

삼국지를 읽어보면 유비,조조 등의 흥망성쇠가 유연한 사고를 하느냐 못 하느냐에 따라 결정되었다.유비가 불리한 상황을 이겨내고 천하삼분지계에 따라 촉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제갈량을 얻었기에 가능했다.자기보다 스무 살이나 어린 인재를 얻기 위해 삼고초려를 한 것은 기존의 관습이나 관례를 떨치고 유연한 사고를 했기에 가능했다.지금으로 보면 나이 지긋한 대기업의 CEO가 대학을 갓 졸업한 인재를 입사시키고자 세 번이나 찾아간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유비가 한중왕(漢中王)이 되자 위기를 느낀 조조가 참모의 건의로 오나라와 손을 잡으려하자,오는 유비의 촉과 화친하려고 사자(使者)를 관우에게 보내 의사를 타진했다. 사자가 오나라 손권의 아들과 관우의 딸이 혼인을 맺고 힘을 합쳐 조조를 쳐부수자고 하자,관우는 ‘범의 딸을 어찌 개의 아들에게 시집보낼 수 있겠는가’라며 거절했다.

지나친 자부심과 감정에 빠져 유연한 사고를 못함으로써 상황을 오판하는 실수를 범했다.오와 촉의 화친결렬로 유비는 중원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할 기회를 잃었고,관우 스스로에게는 목숨을 재촉하는 계기가 되었다.

역사에서 ‘만약’은 있을 수 없지만,만약 관우가 자존심을 죽이고 좀 더 유연한 사고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외교를 했더라면 촉의 운명과 중국의 역사가 달라졌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평소 소신을 갖고 당당하게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소신과 원칙이 도를 넘어서는 안된다.지나친 원칙론자가 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소신과 원칙,유연한 사고를 함께 가져야 한다.유능제강!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삼국지의 ‘아무리 정의일지라도 지나치게 독선적이면 화가 따른다’는 짧은 구절에서 유연하게 살아야겠다는 큰 지혜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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