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 경제부장·부국장

이호 경제부장·부국장
이호 경제부장·부국장
지난5월7일 3기 신도시 계획이 발표됐다.정부는 이로써 천정부지 서울 아파트값을 잡는 ‘극약’ 처방을 다쓴 듯하다.앞으로 경기도 곳곳에 수도권 규제지역을 무색케하는 대규모 토건 사업이 전개된다.그만큼 독이 될수 있다.신도시들이 지방의 사람과 돈을 다 빨아들이는 블랙홀처럼 보이는 건 지나친 우려일까.신도시 건설 정책의 골간은 간단하다.물량 공세로 가격경쟁력에서 이긴 후 시장을 안정적으로 주도하는 대기업 유통산업 지배 전략과 닮았다.

그런데 최근 부동산 시장 흐름을 보여주는 각종 통계를 보면 정부의 신도시 건설이 경기 부양책인지,부동산 대책인지 헛갈린다.오진인지,처방전 문제인지 두고 봐야겠지만 확실한 건 약발이 신통치 않다는 것이다.

서울 집값을 보자.최근 강남권은 집값이 반등하고,주택매매 관련 지표들도 하락세를 멈추었다.한국감정원의 6월 둘째 주 주택 가격 변동률에서 강남구는 전주대비 0.02% 올랐다.지난해 10월 셋째 주 이후 약 8개월 만이다.부동산 114가 지난 14일 내놓은 서울 아파트 변동률은 0.01%로 30주 만에 아예 상승 반전했다.서울 재건축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19%로 9주 연달아 올랐다.정부 여당이 최근 정책조정회의에서 추가대책을 내놓겠다고 엄포를 놓을 정도다.

대표적 기존 신도시 경기 일산도 영향은 미미하다.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그동안 대표적 호가 하락 단지로 언급되던 이 지역 아파트 가운데 3기 신도시 발표이후 계약된 실제 매매가격은 시세 차이가 뚜렷하지 않다.신도시 발표 전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의미다.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 변동률 추이에서도 3기 신도시 발표의 영향은 크게 나타나지 않았고,하락 폭도 줄어드는 추세다.

그럼 지방 주택시장은 어떨까.결론부터 보면 지방만 집중적으로 ‘공급 증가 부담’ 피해 지역이 됐다.매매가 실종돼 전국 미분양아파트의 84.5%인 5만1618가구가 지방에 몰려있다.이쯤되면 신도시 정책이 수도권 투기지역 집값 대신 애먼 지방 집값만 놓고 드잡이질을 한다는 비난이 설득력 있다.심각성이 더해지면서 지방주택시장 활성화 법안까지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

강원도를 보자.5월 주택매매거래량은 1802세대로 통계수록기점인 2006년 이래 최저치다.민간아파트 신규 분양은 214세대로 전년동월 대비 72%가 줄었다.올해 1∼5월 누적 신규 분양세대수는 4957세대로 전년같은기간보다 14% 감소했다.규제의 역설이다.

신도시가 서울 강남 아파트 한채로 강원도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 10채 가까이 사는 비정상을 당장 정상화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하지만 그 서울집값 잡겠다고 경기도에 도시 3개를 만들어 수십만채의 아파트를 새로 짓는동안 지방의 국민들은 평생벌어 한채 산 아파트가 팔리지도 않아 이사도 못하고 집값이 곤두박질치는 자산 손실을 눈뜨고 당하고 있다.이들이 투기세력인가. leeho@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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