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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경계의 정치학

송정록 편집부국장·정치부장

송정록 nh3ave@naver.com 2019년 06월 24일 월요일
송정록 편집부국장·정치부장
송정록 편집부국장·정치부장
2019년 여름,한국사회의 진보와 보수진영은 생존을 건 치킨게임에 나섰다.과거 진보·보수진영이 사회담론을 가지고 대립했다면 최근의 갈등은 지향없는 상대방에 대한 저주,그 자체다.그 치열한 대립의 한 복판에 숙제처럼 영화 ‘기생충’이 들어왔다.

기생충을 보는 시각은 다양하다.보수진영은 ‘모순에 기생하는 세력’까지 거론하며 계급갈등을 부추기는 요소들을 불편해 하고 있다.반면 진보진영은 반자본적 논리를 통해 사회갈등이 표출된 것이 싫지만은 않은 듯하다.“완성도가 계급을 압도했다”는 이낙연 국무총리의 말이 그렇다.

반독재민주화가 대세였던 80년대를 관통한 계급론은 2000년대를 지나면서 사실상 사라졌다.자본주의의 물신주의와 반노동적 요소에서 기본 모순을 찾는 계급적 관점은 민주화 정부가 들어선 이후 상당 부분 동력을 잃었다.이를 두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수동혁명적 민주화와 포스트개발자본주의로의 이행(투트랙민주주의·2016)’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조희연의 말은 어렵지만-종종 현학적 규정은 빈약한 개념의 외피(外皮)일 때가 있다-시대는 변하고 있고 계급논쟁은 이분법적이기보다는 더욱 분화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그 다양성을 끌어안기 위해 이 사회는 더욱 정교하게 세팅되고 있다.

그래서인가 이 영화에서 계급을 추출해 내려는 시도는 다소 정파적으로 읽힌다.어떤 영화평론에서 ‘냄새는 자본주의적 틀에 균열을 내기위한 상징’이라고 했다.그러나 영리한 감독 봉준호가 이 영화를 통해 자본주의의 균열을 노렸는 지는 알 수 없다.자본주의 영화의 총아인 봉 감독이 과연 자본주의에 균열은 커녕 스크래치라도 내려고 했을까.개인적으로 보기에 그것은 상상과 인과관계를 연결하기 위한 장치일 뿐이다.그것을 영화적으로 ‘몰입’이라고 하는 지는 모르겠다.

결국 해석의 문제겠지만 진보와 보수는 냄새나 반지하,계단으로 상징되거나 구분되지 않는다.늘 우리 옆에서 벌어지는 현실이고 일상이기 때문이다.굳이 구분하려는 시도는 갈등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정치적이다.

그래서 차라리 시인 신동호의 시 ‘어떤 진보주의자의 하루’가 더 리얼리즘에 가깝다.



‘정확히 오전 열 시 나는 진보적이다 보수 언론에 분노하고 아주 가끔 레닌을 떠올린다.

점심을 먹을 무렵 나는 상당히 보수적이다 배고플 땐 순댓국이, 속 쓰릴 땐 콩나물해장국이 생각난다.’



하루에도 열두번씩 넘나드는 진보와 보수의 시계는 그 자체가 ‘나’이고 ‘우리’다.

다시 돌아보자.정치권은 총선이 다가오자 ‘친일’과‘빨갱이’프레임을 통해 다시 전선을 만들고 진지를 쌓고 있다.노무현 전대통령이 진보적 관점에서 보수담론을 수용하려했던 실용적진보는 이미 양쪽 모두로부터 한가해진 소리로 치부된 지 오래다.

국회는 두달 가까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최근 만난 자유한국당 중진의원조차 “이젠 국회로 들어가야지 않겠나”라고 장탄식했다.이젠 국민들도 지쳤다.언제까지나 국민들이 정치권 논리에 동원되어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후안무치한 일이다.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송강호가 들어올린 것이 칼이 아니라 민심이라면 누구를 향할까.영화 속의 ‘코’처럼 ‘귀’를 막은 정치권이 되지않을까…싶다.여야 누구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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