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지역본부 모니터링 결과…전 권역 ‘보합세’
제조업생산 소폭 증가한 동남권은 경기개선 기대

한국 경제가 올해 1분기 부진한 흐름을 보인 가운데 2분기 들어서도 대부분 지역의 경제가 뚜렷한 개선 기미를 보이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은 26일 발간한 지역경제보고서(2019년 6월호)에서 15개 지역본부가 지역 내 업체와 관계기관을 상대로 경제동향을 모니터링한 결과 대부분 권역의 경기가 1분기 수준에서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수출 및 투자 감소와 미약한 소비로 1분기 경기가 악화한 상황에서 2분기에도 좋아질 조짐을 보이지 못한 셈이다.

2분기 권역별 경기 동향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제조업 생산은 동남권과 강원권만 소폭 증가했고, 수도권과 호남권은 소폭 감소했다. 나머지는 1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동남권은 대형 조선업체의 선박건조가 지속된 가운데 친환경 및 액화천연가스(LNG) 선박부품 업체의 생산이 늘어난 것이 제조업 생산 증가에 기여했다. 이 지역 자동차 부문도 신차 효과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호조로 생산이 소폭 늘었다.

서비스업 생산은 대경권과 제주권만 소폭 증가했고, 여타 권역은 1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대경권은 대구공항의 국제선 취항지 확대, 지역축제 개최, 프로야구 등 스포츠 관람객 수 확대 등이 운수업, 숙박·음식점업 생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제주권은 중국 판매상들의 면세품 구매가 늘어나고 고급호텔을 중심으로 여행 수요가 늘면서 서비스업 생산이 소폭 증가했다.

소비는 충청권만 소폭 늘고 나머지 권역은 보합세였다. 충청권에선 휴대전화와 자동차 신제품 출시 효과에 힘입어 내구재 판매가 늘었다.

설비투자는 동남권에서 석유화학·정제업의 고도화 설비 확충과 자동차 생산설비 증설, 조선업 설비 변경 등으로 전기 대비 소폭 증가했다. 제주와 강원은 설비투자가 소폭 감소했고, 여타 지역은 보합에 머물렀다.

건설투자는 수도권이 건물건설 수주 및 주택 착공실적 축소로 소폭 감소했고, 나머지 지역은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2분기 수출은 동남권이 선박 인도 영향으로 전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다른 지역은 사정이 좋지 않았다. 특히 수도권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석유화학·정제품을 중심으로 전기 대비 수출이 감소했다.

고용은 4∼5월 월평균 취업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21만4천명 늘어 1분기 증가폭(17만7천명)을 웃돌았다.

권역별로는 수도권의 고용이 증가로 전환했고, 강원권과 제주권은 증가폭이 확대됐다.

대경권은 유일하게 줄었다.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의 고용 부진이 취업자 수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2분기 기업들의 자금 사정은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권역별로는 동남권, 대경권, 제주권의 기업 자금 사정이 소폭 개선됐다.

향후 모니터링 결과에 따른 경기전망에 대해서는 수도권, 대경권, 제주권이 보합 수준을 나타내고, 동남권 등은 소폭 개선될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특히 소비의 경우 취약계층을 상대로 한 정부의 이전지출 확대로 수도권 등 상당수 권역이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동남권, 대경권, 제주권은 소비심리 둔화로 보합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이번 보고서에서 한은 대구경북본부의 이굳건 과장은 성장세가 약화하고 있는 대경권 제조업의 생산성 부진 현황을 심층 분석한 연구결과를 게재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2000∼2017년 중 대구와 경북의 총요소생산성 연평균 상승률은 각각 1.4%, 1.6%로 전국 평균(1.9%)을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 지역의 기술효율성이 저하된 데 주로 기인한 것이라고 이 과장은 설명했다.

이 과장은 “노후 산업단지 환경을 개선하고 스마트공장 구축, 전문인력 양성 등을 통해 기술효율성을 향상하는 데 정책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