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삼

낙엽이 별자리로 떨어진다

길을 잃고 방향이 삭제된 허공,

텅 빈 가지에 날아든 새

이 때 새는 신문이다

밤,공중으로 솟구치는 새를 봐라

당신은 바람의 길을 발톱으로 짚으며

별의 생과 멸,환희와 통증,

달의 수첩에 조목조목 기록하는 새를 보게 된다

당분간 이 신문은 휴간을 할 모양이다

며칠 전부터 바람이 핥는 입김이 선명해지고

새는 동면의 잠 속으로 들어갔는지

바람이 나뭇가지를 굳게 자물쇠로 잠근다

시간이 스스로 고단한 나이테를 다독거리듯

새는 지워졌던 길을 찾아온다

푸른 인쇄기에 신문을 팡팡 찍어내듯이

봄,소식을 터뜨린다

마지막 남은 신발들 길을 잃고 떨어진다

내일 기다리며 누구나 잠시 아픈 무릎을 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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