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깜짝만남’엔 선 그었지만 ‘제3의 방식’ 통한 ‘톱다운 대화’ 가능성 제시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김 위원장과 다른 방식으로 소통할지 모른다고 언급, 이 기간 ‘제3의 방식’을 통한 ‘톱다운 대화’ 가능성을 제기하며 여운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참석 후 29∼30일 한미 정상회담 등을 위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방한 기간 어떤 형태로든 북미 정상 간에 의미 있는 ‘메시지 교환’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이는 특히 이 기간 북미 간 실무접촉 성사 가능성과도 맞물려 관심을 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으로 떠나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문답을 하는 과정에서 이번 순방 기간 ‘김정은과 만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나는 다른 많은 사람과 만날 것이다. 그러나 그와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판문점 재회’ 이벤트 등 북미 정상간 깜짝만남 가능성은 부인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는 “나는 다른 방식으로(in a different form) 그와 이야기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이어 “여러분 알다시피 우리가 G20 정상회의를 마친 뒤 나는 한국으로 갈 것”이라며 “우리는 거기에서 하루 정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많은 다른 나라들과 계획된 많은 회담이 있다”며 “우리나라는 예전과 달리 다시 존경받고 있다. 우리는 다시 존경받고 있다. 이들 나라는 우리를 존경하고 있다. 이들 나라는 3∼5년 전에는 우리를 존경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 참석,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등 각국 정상과 양자 회담을 한 뒤 방한, 30일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기간 남북 접경지인 비무장지대(DMZ)도 방문하는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미 정상간 깜짝 만남이라는 ‘파격 이벤트’의 연출 가능성도 일각에서 고개를 들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비춰볼 때 이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도 지난 24일 트럼프 대통령의 G20 정상회의 참석과 29∼30일 방한 일정에 대한 전화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언급한 만남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순방 기간 김 위원장과 직접 만남이 아닌 다른 형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함에 따라 북미 간 대화 재개 모색 움직임과 맞물려 주목된다.
추가적 친서 교환이나 전화통화를 통한 ‘핫라인 구축’과 같은 직접 대화에서부터 제3자를 통한 메시지 전달이나 실무회담 등을 통한 간접 대화 등이 가능할 수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에 앞서 서울에 먼저 도착하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이번 방한 기간 판문점 등에서 북측과 실무접촉을 극적으로 할 수 있을지가 관심을 끈다.
트럼프 대통령이 DMZ 방문시 김 위원장을 향해 보낼 메시지도 국면 반전의 모멘텀 마련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대화 재개를 위한 메시지를 보내고 김 위원장이 이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화답한다면 꽉 막혀 있던 북미 비핵화 협상이 본궤도에 오르며 3차 북미 정상회담 추진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친서에 북미 정상 간 추가 만남에 대한 언급이 있었느냐는 질문을 받고 “아마도 있었을 수 있다(maybe there was)”고 그 가능성을 시사하며 “그러나 여러분 알다시피 어느 시점에(at some point) 우리는 그것을 할 것(회담을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문 대통령도 연합뉴스 등 세계 6대 뉴스통신사들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북미 양국 간에 3차 정상회담 관련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하노이 정상회담을 통해 서로의 입장에 대한 이해가 선행된 상태의 물밑대화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백악관 고위 당국자도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미국 당국자들은 북한(DPRK) 당국자들과 대화(dialogue)를 계속해 왔다”며 정상 간 친서교환 등 정상 차원의 ‘톱다운 대화’를 비롯해 북미 간에 물밑대화가 이뤄져 왔음을 사실상 확인했다.
그러나 미국이 아직은 ‘선(先) 실무협상’ 입장을 고수하며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실무협상 제안에 곧바로 호응할지는 미지수인 데다 양측이 쉽사리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