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7기 1년] 초선 기초의원의 하루
김운기 춘천시의원 “회기중에만 바쁜줄…민원 보면 하루 금방”

각 시·군에 포진해 있는 시·군의원인 기초의원들은 무슨 일을 할까.‘지역 일꾼’을 자처하지만 의정비 인상이 화두로 떠올랐을 때 쟁점 중 하나가 ‘인상이 필요할 만큼 기초의원들의 업무가 많느냐’였다.기초의회 4선의 한 중진의원은 “친구로부터 기초의원이 하는 일이 뭐냐고 들을 때 정말 자괴감이 들었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그만큼 기초의원들의 일상은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강원도민일보는 민선 7기 출범 1년을 맞아 의정활동에 처음 나선 초선 기초의원의 일상을 들여다보기로 했다.이에 따라 춘천시의회 김운기 의원의 하루를 동행했다.

6월28일 김운기 의원의 하루는 오전 6시30분부터 시작됐다.석사동 주민자치회 워크숍을 배웅하기 위해서다.안전하게 다녀오시라는 인사를 마친 뒤 잠깐 집에 들렸다가 다시 시의회로 향했다.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청 분수광장에서 열리는 로컬푸드 장터에 들려 지역 주민이 직접 재배했다는 멜론을 구입하고 강원도민체육대회 춘천시 선수단 유공자 시상식에 참석했다.그 사이 주민 민원 3건을 청취하고 집행부에 해당 사안을 전달했다.

“시의원이 되면 회기 중에만 바쁘고 중간중간 여유가 있을 줄 알았거든요.그런데 그게 아니더라고요.지역민원을 챙기다보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 지 모르겠어요.”소속정당 행사도 빠짐없이 챙겨야한다.당공천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마침 이날 당원대회가 춘천에서 열려 행사에 참석한 뒤 시의회로 돌아와보니 또 민원이 쌓여있다.최근 지역내 주요 민원은 석사동 벤조피렌 문제다.김운기 의원은 담당 과장을 만나 “인근 초교 교장선생님이 문자를 보내 걱정할 정도”라며 “농도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 초선의원으로 시의원 배지를 달게 된 김운기 의원의 지난 1년은 치열한 싸움의 연속이었다.막 시의원이 되고 난 직후 불거진 춘천시 시내버스 차고지 매입,시 조직개편부터 개방형 직위 확대,봄내장학재단을 춘천시민장학복지재단으로 변경하는 문제까지 현안마다 김 의원은 가장 앞장서 집행부와 설전을 벌였다.어느새 김운기 의원은 ‘투사’,‘저격수’ 이미지가 씌워졌다.

한번 고배를 마신 뒤 입성한 시의회.그는 왜 시의원이 되고 싶어했을까.이유를 물으니 “내가 겪은 불편을 직접 해결하고 싶어서”라는 대답이 돌아왔다.김 의원은 “누구나 다 불편함이 있고 민원이 있는데 시의원이 되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이나 역할이 주어지는 것을 보고 직접 시의원이 돼보자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시의원으로서 1년,그 사이 공무원에 대한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김운기 의원은 “민원을 제기했을 때 집행부의 모든 점이 다 불만족하고 불합리하다고 생각했는데 여기도 조직화 된 사회이고 공무원분들도 모두 훌륭하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김운기 의원이 가장 강조한 것은 다름아닌 ‘밥값’이다.그는 “집에서도 아이들에게 설거지를 하거나 청소를 하게 하고 밥을 먹이지 그냥 밥먹는 경우는 없다”며 “나중에 시민분들이 김운기를 떠올렸을 때 ‘그래도 밥값은 했다’는 말을 들으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오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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