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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의 3요소 희곡,배우 그리고 관객

안준형 극단 이륙 대표

한승미 singme@kado.net 2019년 07월 02일 화요일
안준형 극단 이륙 대표
안준형 극단 이륙 대표
연극이 공연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흔히 희곡,배우 그리고 관객을 연극의 3요소라 한다.잘 쓰인 희곡(대본)이란 도화지 위에 배우의 연기로 그림이 그려진다.하지만 완벽한 작품이 완성되려면 어김없이 관객들의 눈이 필요하다.연극의 요소 중 무대의 개념보다 중요한 것이 관객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세계적인 팝 아티스트 키스 해링은 “어떤 작품도 정해진 의미는 없다.작품의 현실,의미,개념을 창조하는 것은 바로 관객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매일 똑같은 대본에 같은 배우,한정된 무대에서 공연되는 작품이라도 관객에 따라 전혀 다른 작품이 된다.비단 연극뿐 아니라 무용이나 연주회 심지어 그림,사진 전시회 같은 시각예술도 관객 참여가 중요하다.그중 연극은 무엇보다 관객 역할이 중요하다.관객의 반응에 따라 배우가 이른바 접신에 경지에 올라 연기를 펼치는 기적의 사건 되기도 하고 반대로 참담한 비극이 되기 때문이다.연극은 휴대폰이 울리고 팝콘 씹는 소리가 들려도 완벽한 컨디션으로 진행되는 TV 드라마나 영화와는 다르다.희곡의 흐름에 집중해 사건을 따라가고 배우의 숨소리를 느끼며 함께 호흡하는 것이 바로 관객의 역할이고 의무이다.그 의무를 다 했을 때 비로소 좋은 작품이 탄생한다.

때문에 흔히 연극은 일반인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예술 장르 중 하나로 꼽힌다.코 앞에서 펼쳐지는 배우의 연기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고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보다 불편한 접근성도 감수해야 한다.또 연극 무대에는 광속 이동을 하는 우주전함이나 나노 테크를 적용시킨 변신 슈트 등 현란한 영상미와도 거리가 멀다.자연히 관객은 단돈 만원으로 시원하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관을 찾게 된다.반면,연극은 하루 공연 횟수가 한정적이고 공간이나 스토리의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그래서 연극과 영화를 같은 잣대로 놓고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면 연극을 보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수백 가지에 이를 것이다.

하지만 관객이 영화를 관람하면서 눈물나게 웃는다 해도 스크린 속 배우의 연기는 바뀌지 않는다.연극의 묘미는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줄리엣을 잃은 로미오의 절규,광기에 찬 맥베스의 칼부림이 바로 내 눈 앞에 벌어지는 순간 마법이 벌어진다.연극이란 함께 호흡하는 관객의 에너지에 따라 항상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 낸다.배우는 관객의 에너지를 먹고 기적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니까.

바야흐로 축제의 계절이 왔다.강원도 전역에 각종 문화 예술 축제,먹거리 축제,지역 축제 등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온다.강원도 지역은 한 해 70여개 이상의 축제들이 열리며 수많은 관객들이 즐기지만 지역 예술인이 설 자리는 상대적으로 한정적이다.안타깝지만 문화예술 공연은 말할 것도 없다.연극을 보고 싶어도 지역에서는 볼 수 있는 공연이 없다.물론 하품이 나는 재미없는 연극도 있다.인생 첫 연극을 보러 극장을 찾았는데 따분한 작품을 보고나면 다시는 연극을 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수도 있다.그러나 인생 영화를 기대하며 다시 영화관을 찾는 것처럼 연극도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

연극의 꽃은 배우다.그러나 그 꽃을 피우는 태양과 물은 관객이다.관객이 없는 연극은 꽃피지 않는다.이번 주말은 연극 한편을 관람해보면 어떨까.나의 관객 에너지가 열연을 펼치는 배우에게 전달되어 오늘 공연이 걸작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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