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깜짝 만남으로 관심이 다소 줄어들기는 했지만,이 소식이 전해지기 전에는 이들의 파경소식이 세간의 관심사였다.인기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남녀 주인공인 송중기·송혜교 커플이 실제로 사랑의 결실을 맺은지 불과 1년 8개월만에 결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2016년 이 드라마의 주된 촬영지가 있던 태백에는 태후 문화공원이 조성됐고,2017년부터는 커플축제가 열리고 있다.물론 송-송 커플의 파경으로 올해는 논란 끝에 취소됐다.

그동안 각 지역에서는 인기가 높았던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를 관광자원화 해 관광객 유치에 성공한 사례가 많았다.그 중 겨울연가의 배경이 된 춘천도 이에 해당된다.2002년 방영된 겨울연가는 춘천의 소양로와 명동일대 그리고 남이섬에서 촬영되는 바람에 이들 지역도 덩달아 인기를 끌었다.종영된 지 18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는 명소가 됐다.그러나 횡성의 토지 촬영지는 철거됐고,속초의 대조영 촬영지는 지난 봄 동해안 산불에 의해 전소됐다.대부분의 촬영지는 세월의 흐름과 함께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져 갔다.

이번 송-송 커플의 파경으로 태양의 후예의 인기를 업고 촬영지에 공원을 조성한 태백시도 난감한 처지가 됐다.당시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서서 이 드라마의 경쟁력을 칭찬하던 때와는 사뭇 달라진 상황이 된 것이다.물론 이들의 결별로 태후 문화공원이 오히려 더 알려졌다는 목소리도 있다.그래서 이들의 파경과 태양의 후예 촬영지를 꼭 결부할 필요가 있냐는 주장도 들린다.무엇보다 이 드라마가 지니고 있는 문화 콘텐츠의 가치가 더 중요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태후 문화공원의 존폐를 두고 나오는 다양한 의견속에는 무조건 없애는 것도 능사는 아니지만,한편으론 관광객 유치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지적이 상존한다.하지만 지역의 정체성에 기초하지 않고 당장의 인기에 영합해 졸속적으로 관광개발에 나선 결과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한 네티즌의 지적처럼 ‘태양의 후예’가 ‘태백의 후회’를 만들지 않는 태백시민들의 지혜가 모아지길 기대한다.

천남수 사회조사연구소장 chonns@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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