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학비노조 1600여명 집회
조리실무사 방학 땐 생계 막막
스포츠강사 출장 등 부당지시

“학교에는 카스트제도보다 더한 계급이 분명 존재합니다.우리는 소모품이나 심부름꾼이 아닙니다.”

강원도내 학교 비정규직 노조원 1600여명이 파업 이틀째인 4일 도교육청 등에서 집회를 열고 차별해소,처우개선 등을 촉구했다.노조원들이 차별해소와 처우개선에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는 학교가 인도의 신분 제도인 ‘카스트’를 떠올릴 정도로 비정상적인 계급사회이기 때문이다.조리실무사인 박모씨는 “영양사의 말 한마디에 소고기 뭇국에 있는 무와 두부의 각을 살려 배식해야 할 정도로 절대적인 존재”라고 털어놨다.그런데도 학생들 방학 때는 일감이 없어 생계유지가 힘들다.이에 노조원들은 교육공무직 법제화를 통해 방학 시 최소한의 생계유지비 지급과 처우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조리실무사는 무기계약직으로 최소한의 고용은 안정되지만 이보다 못한 처우를 받는 학교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있다.1년 계약직인 초등스포츠강사가 그들이다.초등스포츠강사 김모(33)씨는 “1년 단위 계약직이다 보니 ‘100점 줄테니 나 대신 운동회 기획안을 만들어와라’,‘출장 좀 다녀와라’고 하는 어이없는 지시가 교육현장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초등스포츠강사의 월 기본급은 165만원선.이렇게 적은 급여 때문에 강사들 중에는 태권도장이나 헬스장,대리운전 아르바이트를 겸하기도 한다.김씨는 “사정을 잘 모르는 이들은 우리가 정교사 전환을 원하는 줄 알지만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단지 무기계약직 전환”이라며 “최소한의 고용안정과 생계유지비가 필요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도내에서는 단설유치원 10곳,초등학교 154곳,중학교 81곳,고등학교 47곳 등 총 292곳에서 급식이 중단됐으며 이들학교에서는 대체 급식이나 단축수업 등이 이뤄졌다.돌봄교실 미운영 학교는 초등학교 26곳,병설유치원 5곳 등 모두 31곳으로 전날(57곳)보다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노조원들은 파업 사흘째인 5일에도 각각 도교육청,춘천교육문화관에서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윤왕근·이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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