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장 물해설가 박종민씨 제안
북측,정전협정후 물길 차단
남북협력 차원 물꼬 복원 필요

평화시대를 맞아 남북협력사업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철원지역의 남북교류는 6·25전쟁이후 철원평야로 흐르는 물길을 끊은 봉래호의 물꼬를 트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내고장 물 해설가로 활동하는 박종민씨는 최근 고성문화원에서 열렸던 강원도 향토문화연구발표회에서 남한으로 흐르던 봉래호의 물줄기를 6·25 이후 북한측이 일방적으로 황해도 방면으로 돌린 사연과 이후 황무지로 방치된 철원 이북 재송평야에 대해 소개했다.

박씨에 따르면 봉래호는 일제강점기인 1923년 철원·평강대지를 흐르는 역곡천 상류를 막아 건설한 관개용인공저수지로 6·25전쟁 이전까지 1만2000㏊의 평강·철원평야를 적시던 젖줄이었다.평강뿐 아니라 철원,경기도 포천일원까지 농업용수를 공급하던 봉래호의 물길을 북측이 1953년 정전 협정 후 일방적으로 차단해 황해도 방면으로 돌리면서 철원평야는 1978년 토교저수지가 조성되기 전까지 20년 이상을 심각한 물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로 올 봄에도 토교저수지의 몽리구역에서 벗어난 철원읍 대마리와 사요리 등 역곡천 하류지역은 농업용수가 부족해 모내기가 지연되고 양수권을 놓고 농업인들끼리 다툼을 벌이는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이에 대해 박 씨는 “북한이 봉래호 물줄기를 돌리며 전국 5대 평야의 하나로 꼽히던 재송평야 일대는 천수답 지역으로 변해버렸다”며 “원래 흐르던 역곡천의 물꼬를 트는 것을 남북 철원의 첫 협력사업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이어 “농업용수를 확보해 현재 불모지로 남아있는 재송평야와 비무장지대 농경지를 남북이 함께 개간하면 매년 반복되는 북측의 심각한 식량부족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의호 eunsol@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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