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대진3리 토사재해 위험
국비확보 문제로 대책 지연
재해예방공사 난항도 우려

▲ 장마철에 접어든 9일 고성 현내면 대진3리 대진초교 진입로 주변 마을의 한 주민이 주택과 가깝게 붙어있는 산비탈을 바라보고 있다.
▲ 장마철에 접어든 9일 고성 현내면 대진3리 대진초교 진입로 주변 마을의 한 주민이 주택과 가깝게 붙어있는 산비탈을 바라보고 있다.

“비가 많이 오면 토사가 집을 덮칠까봐 밤에 깨어 돌아보는 게 일상이 됐어요.”

9일 고성 현내면 대진3리 대진초교 진입로 주변 일대.가파른 동산 사면 밑에 주택 16채가 위태롭게 붙어 있었다.산비탈 밑에 유류저장소도 있다.이 지역은 197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명태 파시의 영향으로 ‘대진명동’이라 불리며 시끌벅적하던 곳이나 현재는 대부분 60대 이상의 주민들이 자연재해 위험에 불안감으로 살아가고 있다.

주민들은 조금이라도 재해를 막기위해 정상부 소나무·과실수 등 큰 나무를 베어냈고 뿌리가 얕게 박혀 산사태 예방에 도움이 안되는 대나무들을 일부 고사시키고 있지만 임시방편이다.2002년 태풍 ‘루사’때 피해를 입었던 한 주민은 또다시 닥쳐올 수 있는 산사태를 걱정했다.수복 직후부터 이 마을에 살고 있는 주민 A(76)씨는 “태풍 루사때 토사가 집안까지 밀려왔었다”며 “수십년간 극도의 공포감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주민 B(61)씨는 “일대 주택 몇 채가 비었는데 이는 형편되는 주민들이 떠난 것”이라며 “집집마다 방안에 곰팡이가 끼고 습기가 차는 등 생활불편도 겪고 있다”고 했다.또 다른 주민 C(76) 씨는 “배수로가 보일러실 안쪽으로 나 있어 비만 오면 비상”이라며 “빈집을 행정에서 매입해 헐고 정비공간을 만들어 빨리 재해예방공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예산 문제로 빨라야 2022년 말에나 옹벽 설치 등 재해예방책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군 관계자는 “주택과 비탈면 사이 공간이 없어 장비 진입이 곤란하고 공사로 주택 균열·파손의 우려가 있어 국비 예산이 확보돼도 공사에 난항이 예상된다”며 “동산 소유주와의 동의절차도 고려해야 하지만 조속히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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