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혁우 사회적협동조합 무하 이사장
춘천에 도내 최초 상설 소극장 첫 삽
도민 문화 향유·배우 양성 무대 기대
“ 실패하더라도 후배에게 용기 주고파”


“연극이나 보러 갈래?”

춘천의 한 청년 예술인이 “연극이나 보러가자”는 말이 지역에서 울려퍼지길 소원하며 대담한 도전에 나섰다.바로 ‘강원도 최초의 상설 소극장’을 만들겠다는 것.주인공은 지역 연극 활성화를 위해 10여년 동안 다양한 활동을 펼쳐 온 장혁우(36) 사회적협동조합 무하 이사장이다.장혁우 이사장이 상설 소극장을 짓고 있는 현장에서 그를 만나 이번 도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소극장을 마련할 곳은 춘천 강원대 후문의 빈 노래방 자리로 40평 남짓의 지하공간.오는 9월 3일 개관을 목표로 인테리어 작업이 한창이다.상설공연을 위해서는 관객석 70석 정도를 확보해야 하는데 층고가 낮고 공간이 좁아 고민이 많다.그는 왜 지역에서 상설 공연장 만들기를 목표로 삼았을까.

장혁우 이사장은 “연극한지 10여년이 지나도 주위 친구들은 ‘춘천에서도 연극을 하냐’고 질문할 정도로 연극에 대한 인식이 낮다”며 “연극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언제든 볼 수 있도록 인식을 바꾸고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지역 연극인들에게 장기 공연이나 상설 공연은 불가능한 목표로 인식돼 왔지만 그는 과거 장기공연에 도전해 성공했던 경험이 있다.2013년 춘천의 청년 연극인들의 애환을 담은 코미디 연극 ‘연극 바보들’을 기획하며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한달여 동안 유료관객이 들어오며 춘천에서도 장기공연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이후 대학로와 전국 투어까지 성공시키며 상설 공연에 대한 확신을 얻고 꿈을 가졌다.

결정적인 계기는 올해 초였다.장 이사장은 지난 7년 동안 청소년극단 무하를 이끌어왔다.정식으로 수료한 졸업생만 63명이며 그를 거친 연극 꿈나무들은 200여명에 달한다.하지만 문득 헤아려보니 막상 전국 연극판에 남아있는 학생들은 30명도 채 되지 않았다.장 이사장은 “연극으로 4대 보험에 가입한 소위 ‘번듯한 직장’에 들어간 학생들이 없었어요.여태까지 백수양성소를 만들었던 거죠”라며 아쉬워 했다.소극장 개관은 상설 공연 뿐 아니라 지역예술인을 양성하기 위해 시도하는 것이라고 장 이사장은 밝혔다.유명 작품을 들여와 지역 주민들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도내 배우들이 연기할 수 있는 장을 마련,보다 안정적인 일자리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 장혁우 사회적협동조합 무하 이사장이 공사 중인 상설 소극장 공간을 설명하고 있다.
▲ 장혁우 사회적협동조합 무하 이사장이 공사 중인 상설 소극장 공간을 설명하고 있다.
아직까지도 누군가는 무모한 도전이라며 그를 만류하고 반대하지만 그에게는 확신이 있다.장혁우 이사장은 “실패하더라도 이 노력이 헛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제가 과거 선배들의 도전을 보며 연극의 꿈을 꿨던 것처럼 누군가는 제 시도를 통해 용기를 얻을 테니까요”라고 덧붙였다. 한승미 singm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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