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한 방송에 가수 김종국이 나와 ‘사고치지말고 오래오래가자’ 라는 말을 옆의 연예인에게 웃으며 전했다.몇 달전 그의 절친인 차태현이 내기골프로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다.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연예인 사건을 보면서 사고치지 않는 것과 오래 잘 사는 것은 유명인으로서의 생존에 필수적 인과관계임을 깨달았나보다.한결같은 사랑을 받으려면 신뢰가 필수라는 교훈은 동서고금의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진리이다. 최고의 자리에 올라 그 명성을 유지하려면 자칫 방심하여 발생하는 도덕적실족을 가장 경계해야한다.

실족(失足)은 발을 잘못 디뎌 미끄러진다는 뜻이지만 종교적 의미의 실족은 함정 혹은 유혹으로 죄를 짓는 것을 뜻한다.사찰의 신발 벗어놓는 곳 옆에 ‘발 밑을 돌아보라’ 는 뜻의 ‘조고각하(照顧脚下)’가 붙어있는 이유도 광의로 해석하면 삶의 실족을 경계하라는 말일 것이다.박노해는 ‘조고각하’라는 제목의 시에서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정녕 떨리는 걸음입니다’라고 말한다.삶의 발걸음은 책임감의 무게를 의식하는 신중한 발걸음이어야함을 강조한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연구팀은 뇌과학 연구에서 주로 사용되는 예쁜꼬마선충의 실험에서 수컷은 암컷보다 한쌍의 뇌세포를 더 가지고있음을 2015년 밝혀냈다.이는 성욕 뇌세포로 섹스를 먹는 것보다 우선시한다고 부언한다.주로 남성이 성관련범죄 장본인인 것을 보면 타당한 설명이다.본성상 남성이 여성보다 성에 대한 관심이 클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한다하더라도 그것이 성범죄를 가볍게 취급할 수 있는 양해요인은 되지 않는다.사람에게는 자기조절의 이성적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플라톤은 자기자신에게 정복 당하는 것은 최대의 수치라고 말한다.

탤런트 강지환이 성폭력으로 고발됐다.엊그제 SBS 김성준 앵커는 지하철에서 여성 불법촬영으로 체포됐다.평생 업적과 유명세가 하루 아침에 성범죄 주홍글씨의 수치심과 굴욕으로 전락했다는 점에서는 안타까움이 전혀 없는 바 아니지만 성범죄 실족은 재고의 여지가 없다.피해 여성은 평생 트라우마의 고통과 함께하기 때문이다.

조미현 교육출판국장 mihyunck@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