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이중생활… 부상선수 대체출전 단번에 우승
4년동안 원주 단구중서 근무
퇴근 후 취미로 격투기 배워
3전3승 100% 승률 기록 화제
“운동은 끝을 모르는 도전,
수업도 격투기도 즐겁게 할 것”


대체 선수로 경기에 출전했다 3전 전승을 거두며 이종격투기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로드FC 로웬 필거(30·로드짐 원주MMA).

그녀는 낮엔 원주 단구중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평범한 원어민 교사라는 점에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그녀의 첫 이종격투기 터닝포인트는 지난해였다.퇴근 후 취미로 격투기와 주짓수를 배우던 그녀는 지난해 12월 이종격투기 경기 출전 예정이던 선수의 부상으로 시합 전날 대체 출전이 결정됐다.

평범한 회원이 하루 아침에 선수 명패를 달고 링에 올라 첫 데뷔전을 치렀다.그녀는 모두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링에 오른 지 3분여 만에 상대인 김영지 선수를 제압하며 이종격투기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그리고 이어진 두 번째 경기.지난 5월.정식으로 오퍼를 받아 출전한 로드FC YOUNG GUNS 42경기에서 로웬 필거는 또 다시 판정승을 거뒀다.지난달 15일 대체선수로 출전한 로드FC YOUNG GUNS 43 여성 밴텀급 경기에서도 박하정 선수를 2분25초 만에 암바로 꺾으며 3전3승 100% 승률을 기록중이다.

▲ 로웬 필거
우연히 링에 올라 기세 등등한 프로 선수들을 제압하고 반 년만에 세 번이나 우승을 손에 쥐게 된 로웬 필거.최근 그녀는 누구도 예상 못한 거대한 실력에 ‘교사’라는 숨은 이력까지 알려지면서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어릴적부터 운동신경이 남달랐던 그녀는 6살 무렵 아버지로부터 레슬링을 접하고 학창시절 워싱턴 주 대회와 전미 대회 등을 섭렵해 온 숨겨진 실력파다.

4년 전 원어민 교사로 채용돼 한국에 올 때만 해도 격투기 선수가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그저 혼자만의 시간을 즐겁게 보내고자 시작한 취미가 그녀를 선수 반열에 올려놓은 것이다.

낮에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로,밤에는 격투기 선수로,한국에서의 이중생활을 마음껏 즐기고 있다는 로웬필거.최근 학교 내에선 로웬 필거의 격투기 선수 입문이 화제다.각 언론사들의 인터뷰 요청도 많아졌고 일부 제자들은 자발적으로 응원군으로 나서 경기장을 찾고 있다.

한국에 건너와 가장 먼저 한 일도 운동할 곳을 찾는 일이었을 만큼 그녀는 운동을 사랑한다.몸과 마음이 건강해진다는 이유 하나 때문이다.

지금도 퇴근 후엔 어김없이 연습장을 찾는다는 로웬 필거.우연한 기회로 링 위에 올라 이제는 이종격투기 계에 새바람을 일으키는 선수 타이틀을 걸게 됐다.

하지만 그녀에게 운동은 여전히 ‘승패’가 아니라 즐거움이자 홀로만의 휴식이다.그리고 끝을 모르는 ‘도전’이다. “몸으로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체험할 수 있잖아요.내 힘으로 뭘 할 수 있는지 그런 느낌이 있으니까.”

앞으로도 한국에 계속 살고 싶다는 그녀의 꿈은 소박하지만 유쾌하다.“꿈은 즐겁게 사는 거예요.선생님도 격투기 선수도 즐겁게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서 즐겁게 살 거예요.” 남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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