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판문점 회동’ 뒤 “2∼3주 내 실무협상”…이번 주가 3주째
협상장소는 北에 일임·비건-김명길 나설 듯…‘비핵화 최종단계’ 합의여부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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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미 실무협상팀 카운터파트. 리용호-폼페이오, 김명길-비건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실무협상이 이번 주에 재개될지 주목된다.

14일 외교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외교 경로를 통해 북측에 ‘실무협상을 이번 주에 열자’고 제의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판문점에서 회동한 뒤 실무협상 재개를 합의했다고 발표하면서 그 시기를 ‘2∼3주 내’라고 밝혔다.

이번 주가 ‘판문점 회동’ 뒤 3주째로, 미국이 회담 개최 시점으로 ‘이번 주’를 제시한 것은 이를 염두에 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아직 이에 대해 명확한 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13일(현지시간)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측 움직임에 대해 “어쨌든 아직도 (북측에서) 답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은 실무협상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다음 주에는 재개돼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야 그 결과를 바탕으로 내달 초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장관급회의를 계기로 열릴 것으로 기대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리용호 외무상 간 고위급회담이 보다 내실 있게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무협상에는 미국에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나선다. 북한에서는 김명길 전 주베트남 대사가 새 협상 대표로 임명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실무협상을 제안하며 구체적인 장소를 적시하지는 않았으며 북한이 원하는 곳으로 나가겠다는 입장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협상 장소로는 판문점과 평양, 스웨덴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은 실무협상에서 ‘최종단계를 포함한 비핵화 개념’에 대한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북미가 싱가포르 선언에서 ‘완전한 비핵화’에는 합의했지만,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불명확한 측면이 있다”면서 “우선 종착점을 알아야 어떻게 여기에 도달할지에 대한 협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비핵화 개념’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 ‘모든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동결’과 ‘동결부터 핵 폐기까지의 로드맵 작성에 착수한다’는 합의를 우선 추진할 방침이다.

상응 조치와 관련해선 동결까지는 제재 완화 없이 인도적 지원과 연락사무소 개설 등을 제공하고, 영변 등 핵시설 폐기 단계에 접어들면 제재 완화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 개념이나 동결에 대한 논의보다는 영변 핵시설 폐쇄와 제재 완화를 맞바꾸는 데 중점을 뒀기 때문에 이런 미국의 생각에 얼마나 호응할지는 불투명하다.

또 북한은 ‘하노이 회담’ 이후 제재완화보다는 체제보장을 원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해와 어떤 협상안을 들고나올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부보좌관 출신의 서배스천 고르카의 ‘아메리카 퍼스트’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이 필요로 하는 안전 보장(security assurances)이 갖춰지도록 확실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외교 소식통은 “한 번의 실무협상으로 쟁점들이 해소되기는 힘들 것”이라며 “첫 회의는 떨어졌던 협상 동력을 되살리는 데 초점을 맞출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의 북핵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북미 실무협상을 전후로 비건 대표와 회동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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