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속초해양경찰서장

▲ 이재현 속초해양경찰서장
▲ 이재현 속초해양경찰서장

바다의 계절이 시작됐다.올 여름 문을 여는 강원도 해수욕장은 92곳에 달한다고 한다.동해안 속초해수욕장의 경우 올해 처음 밤 9시까지 개장해 밤에도 해수욕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등 각 지역별로 저마다 특색을 내세워 피서객들을 유치하고 있다.본격 피서철이 시작되고 수영복,아웃도어 등 갖가지 피서용품들이 판매되는 것을 보면서,바다에서 필요한 소위 인싸(인사이더·insider,각종 행사나 모임에 적극 참여하면서 잘 어울려 지내는 사람) 아이템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멋진 수영복?최신 유행의 선글라스?해양경찰로서 제일 먼저 떠오른 아이템은 바로 ‘구명조끼’였다.

30여 년간 바다에서 근무하면서 즐거운 피서지에서의 휴가가 한순간에 악몽으로 변하는 순간을 자주 접했다.아무리 수영실력이 뛰어나고,바다에서의 경험이 풍부해도 무한대의 변수로 변하는 자연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갖가지 물놀이 사고에도 살아남은 공통된 공식은 단 하나였다.바로 ‘구명조끼’다.여름철의 경우 해수면 평균 온도는 약 20℃∼30℃로 50%이상 생존 가능한 시간은 약 24시간이라고 한다(기준: IMSAR매뉴얼).아무리 빠른 조류나 이안류를 만나 망망대해로 나가더라도 바다에만 떠있다면 안전하게 구조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올바른 구명조끼 착용법은 무엇일까? 첫째,전면에 있는 가슴끈 버클은 모두 잠가야 한다.답답하다고 느슨하게 입는 것은 금물이다.둘째,반드시 다리 사이에 있는 끈을 버클에 고정시켜야 한다.구명조끼가 파도에 의해 벗겨져 상반신이 가라앉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구명조끼는 유아,성인 구분 없이 누구나 모두 착용해야 한다.특히 가족 단위로 오는 피서객들께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부모가 수영을 잘하고,아이들이 튜브에 있고 구명조끼를 입으려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구명조끼를 착용시키지 않고 물놀이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다.동해안의 경우 수심이 갑자기 깊어지거나 너울성 파도의 폭이 매우 크기 때문에 튜브에 있다 하더라도 갑자기 덮치는 파도로 인해 튜브를 놓치고 바다 외측으로 떠밀려 나가는 경우가 많다.이러한 경우에는 아무리 수영을 잘하고 체력이 좋다고 하더라도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구명조끼야 말로 안전의 최후 보루인 셈이다.

즐거운 피서철,바다의 진정한 인싸란 안전하게 바다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이다.‘구명조끼’야 말로 가장 쉽게 인싸로 만들어주는 안전 아이템이니 착용을 절대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멋진 수영복과 선글라스를 입고 해변에서 물놀이를 즐긴다고 해도 안전하지 않다면 즐거운 휴가가 한순간에 아웃될 수 있기 때문이다.나를 가장 안전하게 만들어주는 든든한 안전장비,‘구명조끼’를 꼭 착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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