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여름나기의 첫 번째 관문 초복(初伏)이 지나면서 계절은 무더위의 한복판으로 한걸음 더 다가섰다.강원도 동해안 6개 시·군 92개 해수욕장도 문을 열고 손님을 맞고 있다.해마다 이맘때 잊지 않고 찾아오는 손님을 맞는데 여념이 없는 것이 요즘 동해안의 사정이다.오는 22일과 23일 중복(中伏)과 대서(大暑)가 들어있어 올 여름 더위의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주말마다 동해안으로 가는 길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고속도로와 철도가 놓이면서 동해안 가는 길도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동해안 해수욕장은 폐장하는 다음 달 중순까지 더위에 지친 사람들을 받아들이게 된다.해마다 2000만 명 안팎의 인파가 동해안을 찾아 사람의 체온을 넘어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무더위의 예봉을 피하게 될 것이다.동해안 각 자치단체들로서는 계절마다 찾아오는 여름손님들이 여간 고마운 것이 아니다.이처럼 한 번 맺은 인연을 잊지 않고 꾸준히 찾아주는 단골손님과도 같은 것이 피서관광객일 것이다.그래서 각 시·군들도 손님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일찌감치 준비하고 정성을 쏟고 있는 것이다.

그저 집안에 앉아서 손님이 문을 두드릴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주인의 예법이 아닐 것이다.손님이 당도하기 전 문밖에 나서 맞이하거나 한걸음 더 달려 나가 마중을 하는 것이 도리이자 전통이다.이것은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고 당연한 것으로 여겨서 하는 일이다.마냥 우두커니 기다리는 것은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기에 앞서 스스로 불편한 일이다.강릉시와 각급 기관단체,관광관련 업계 관계자들이 지난 12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관광홍보활동을 펼쳤다고 한다.

강릉그린실버악단의 흥겨운 공연이 시민들의 발길을 사로잡았고,관광명소를 담은 사진전이 열렸다.1년 전 올림픽 감동을 상기시켜주는 컬링 체험도 열렸다.바닷가 사람들의 투박한 사투리가 정감을 더했을 것이다.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것만으로 긴장된 마음을 풀어줬을 것이다.설날과 추석 명절 귀향 행렬이 귀소본능이라면,피서 행렬 또한 생업과 더위에 지친 이들이 삶의 기운을 충전하려는 생존본능의 발로일 것이다.동해바다가 모든 이들에게 마음의 여유와 삶의 활력이 됐으면 좋겠다.

김상수 논설실장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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