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강원, 평화와 번영의 축제…8월 16∼20일 평창·강릉서
북한 영화 7편 등 평화·공존·번영 주제 33개국 85편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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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강원도청에서 제1회 평창남북평화영화제 기자회견 하는 최은영 프로그래머, 문성근 평창남북평화영화제 이사장, 방은진 집행위원장, 김형석 프로그래머(왼쪽부터)
제1회 평창남북평화영화제(1st PyeongChang International Peace Film Festival, PIPFF)가 8월 16∼20일 평창과 강릉에서 열린다.

사단법인 평창남북평화영화제는 15일 강원도청에서 문성근 평창남북영화제 이사장과 방은진 집행위원장, 김형석·최은영 프로그래머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하고 평창남북평화영화제 개최 일정과 상영작 등을 소개했다.

평창남북평화영화제는 ‘평화·공존·번영’이 주제다.

부분 경쟁 국제영화제로 ‘선을 넘어 하나로, 힘을 모아 평화로’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평창동계올림픽 성공개최에서 비롯된 평화에 대한 열망을 이어받아 평화 관련 다양한 주제를 담은 영화를 선보이는 테마영화제다.

장편 51편, 단편 34편 등 33개국 85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특히 첨예한 관심사인 북한의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영화를 비롯해 난민, 인권, 전쟁 등 세계적 이슈를 담은 신작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한국 영화 100주년과 궤를 같이하는 분단 장르 영화의 걸작들도 스크린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

개막작은 북한 림창범 작 ‘새’(Birds)를 선정했다.

1992년 일본이 제작비 1억원을 투자하고 북한 스태프와 배우들이 참여한 작품으로 제5회 동경국제영화제 아시아 수작 영화주간에 상영됐다.

6·25 전쟁 때 헤어져 남과 북에서 조류학자로 활동하던 부자가 조류연구를 위해 날려 보낸 새로 인해 서로의 생사를 확인한다는 내용이다.

조류학자 원홍구, 원병오 박사 부자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했으며, 드물게 정치색채를 띠지 않고 분단과 이산에 대한 휴머니즘적인 접근이 돋보인다는 평가이다.

한국경쟁 부문 19편은 평화라는 테마를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한 작품들이다.

통일부 지원작인 ‘판문점 에어컨’은 코미디 장르 안에서 남북의 대치 상황을 해프닝 중심으로 풀어나갔으며, 탈북민의 이야기를 담은 ‘은서’, ‘대리시험’ 등이 상영된다.

최근 이슈가 되는 젠더 부분을 다룬 다큐멘터리 ‘핑크페미’를 비롯해 갑을 관계를 중심으로 한 시스템을 지적하는 장편 ‘사회생활’, 아이들과 10대들의 힘든 삶을 다룬 장편 ‘앵커’ 등이 있다.

스펙트럼 부문에서는 전쟁, 이민, 인종, 차별 등 갈수록 첨예해지는 사회적 이슈에 관해 주목할 만한 최신작들을 망라했다.

평양시네마 부분에서는 평창남북영화제만의 고유한 섹션으로 평화의 메신저 역할을 담당한다.

1985년 작 북한 영화 ‘봄날의 눈석이’는 2003년 부산국제영화에 북한 영화특별전 상영 당시 일반 관객들은 제외한 게스트들만 관람할 수 있는 제한 상영 판정을 받은 작품이 선보인다.

유일한 남북합작 장편 애니메이션인 2005년 작 ‘왕후 심청’, 북한 장성급 관료들 인터뷰와 북한의 아카이브 자료들, 고 이희호 여사 등 남한 중요 인사들의 인터뷰를 담아 남북한의 역사를 돌아보는 ‘한반도, 백 년의 전쟁’ 등이 상영된다.

그 해의 주목할만한 이슈를 선정해 관련된 주제를 담은 영화들을 모아 상영하는 기획전인 ‘POV:지상의 난민’전도 있다.

중국 반체제 예술가이자 세계적인 거장 아이 웨이웨이의 신작 다큐멘터리 ‘남겨진 사람들 등 9편의 영화들은 다양한 형식과 시선으로 난민 문제를 들여다본다.

분단 장르 영화에 대한 성찰을 다룬 기획전도 있다.

한국 영화 르네상스의 신호탄 격인 ’쉬리‘부터 ’공동경비구역 JSA‘, 실화를 바탕으로 한 ’공작‘까지 여섯편의 영화를 통해 한국전쟁이나 분단 상황을 살핀다.

8월 여름 관객들을 위한 7편의 영화와 함께 영화제가 열리는 공간 ’강원도‘를 다룬 ’강원도의 힘‘ 섹션에서는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감독조합상(감독상)을 받은 김진유 감독의 ’나는 보리‘ 등 5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이밖에 북한에서 작품을 촬영했던 외국 영화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VR로 만나는 북한의 풍경 등 다양한 전시, 체험 행사와 부대행사, 관객들과 영화제 게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팸투어도 마련돼 있다.

심사위원으로는 한국경쟁 부문에 변영주 감독과 배우 김중기,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프로그래머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안스가 포크트(Ansgar VOGT)가 참여한다.

심사위원대상은 한국경쟁 상영작 중 1편에 한화 1천만원의 상금과 트로피를, 심사위원상에는 2편에 각 500만원 상금과 트로피를 수여한다.

개막식은 평창올림픽스타디움 야외마당에서, 시상식은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열린다.

문성근 평창남북평화영화제 이사장은 “분단된 지 74년으로 이질화의 정도가 심각한 민족의 동질성을 어떻게 회복할 것이냐가 문제인데 문화예술이 가장 교과서적인 내용이라고 먼저 통일된 독일이 정의한 적 있다”며 “남북이 잘 풀어지면 영화제가 동질성 회복에 이바지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은진 집행위원장은 “평창이라는 지명이 대표격, 상징격인 것처럼 영화제 주제인 평화, 공존, 번영은 영화제 성격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한 것”이라며 “현실은 경쟁 갈등상태에 있다 할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미래 가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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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창남북평화영화제 티저 포스터 [평창남북영화제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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