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고도 먼나라’ 일반적으로 이웃나라인 일본을 지칭하지만,이 말의 의미를 곱씹어보면 실제로는 ‘먼 나라’라는 의미가 더 크다.거리상 가장 가까이 있지만,과거나 지금이나 ‘가까이 하기엔 너무나 먼 나라’가 일본이다.역사적으로도 한·일 두 나라는 서로에게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는 숙명적인 관계였다.그러나 그간의 역사는 우리로 하여금 일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게 했다.일제 강점기 일본에 의해 자행된 반인륜적인 행태는 여전히 우리에게는 아픈 상처인데,일본은 이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하지 않고 있다.

당시 일본은 식민교육을 통해 조선인은 식민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는 미개한 족속임을 강요했다.“우리는 패했지만,조선은 승리한 것이 아니다.장담하건대,조선민이 제 정신을 차리고 위대했던 옛 조선의 영광을 되찾으려면 100년이라는 세월이 훨씬 더 걸릴 것이다.우리 일본은 조선민에게 총과 대포보다 무서운 식민교육을 심어놓았다.결국은 서로 이간질하며 노예적 삶을 살게 될 것이다.(중략)나 아베 노부유키는 다시 돌아온다” 일제의 마지막 조선총독 아베 노부유키가 한반도를 떠나면서 했다는 말이다.당시 일본인들의 한국인에 대한 인식의 일단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일화다.

일본정부는 한국에 대해 국가간 약속을 지키지 않는 신뢰할 수 없는 국가라는 이유로 반도체 부품에 대한 기습적인 수출규제에 나섰다.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과 위안부 합의 백지화에 대한 보복조치였다.나중에는 북한제재 위반 등 국제적 약속위반 때문이라고 말을 바꿨다.문재인 대통령은 “일본 정부가 한국 경제의 핵심 경쟁력인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제한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을 가로막은 것”이라고 지적하고 “일본의 의도가 거기에 있다면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우리가 일본정부에 분노하는 것은 우리의 약점을 파고들어 목적을 이루려는 치졸함과 오만함에 있다.그러나 일각에서는 일본에 대한 강대강 대처는 한국경제에 이롭지 못하다는 우려도 나온다.서로 다른 목소리다.아베 노부유키가 한국인을 향해 ‘서로 이간질하며 노예적 삶을 살게 될 것’이라는 말이 데자뷔된다.

천남수 사회조사연구소장 chonns@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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