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선밝기 상향 법 개정 불구
도내 지자체 예산부족 이유
고휘도 차선 도색 소극적

▲ 비오는 밤이면 운전자 시야에서 차선이 사라지는 ‘스텔스 차선’이 빗길 교통사고 원인으로 지목,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비오는 밤이면 운전자 시야에서 차선이 사라지는 ‘스텔스 차선’이 빗길 교통사고 원인으로 지목,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정훈(33·춘천)씨는 장대비가 내렸던 지난 15일 저녁 차를 몰고 퇴근하다 아찔한 경험을 했다.차선이 보이지 않아 앞 차량을 따라 주행하던 김씨는 옆 차로를 침범,충돌 사고를 낼 뻔 했다.김씨는 “야간에 비만 오면 차선이 보이지 않아 감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며 “차선이 어딘지만이라도 알 수 있는 표시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비오는 밤만 되면 시야에서 차선이 사라지는 이른바 ‘스텔스 차선’이 빗길 교통사고의 원인으로 지목,개선이 시급하다.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SS)에 따르면 최근 4년 간(2015~2018년) 도내에서 일어난 교통사고 중 비오는 날 일어난 교통사고는 모두 1631건으로 74명이 숨졌다.이는 눈 오는 날(793건) 교통사고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 때문에 정부는 2012년 차선 밝기를 기존 130mcd(밀리칸델라)에서 240mcd까지 높인 고휘도 재료로 도색하도록 도로교통법을 개정했다.고휘도 도색 차선은 도료 자체도 기존 도료보다 밝고 차량 전조등을 반사하는 투명 유리 알갱이가 포함돼 빗 속에서도 선명하게 보이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도내 지자체들은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고휘도 차선 도색에 소극적이다.춘천시는 시가 관리하는 도로 814㎞ 가운데 170㎞만 올해 고휘도 재료로 도색했고 원주시는 477㎞ 중 86㎞ 정도만 도색했다.지자체는 도심 등 차선이 자주 지워지는 곳 위주로 도색,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운전자들은 도심 속 도로를 모두 도색하지 않았거나 도색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스텔스 차선’이 발생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강원교통안전공단 홍성령 교수는 “지자체들이 예산을 제대로 책정해 도색 구간을 늘리거나 수시로 성능검사를 실시,위험구간 만이라도 재도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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