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워터 선수들, 산소수 등으로 수분 섭취
물통 찾기도, 입에 넣기도 힘들어

▲ ‘내 물은 어디에 있나’     (여수=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14일 여수 엑스포 해양공원 오픈워터 수영 경기장에서 열린 오픈워터 수영 여자 10km 경기에서 코치진이 선수들에게 물과 음료수를 전달하고 있다. 2019.7.14     yatoy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14일 여수 엑스포 해양공원 오픈워터 수영 경기장에서 열린 오픈워터 수영 여자 10km 경기에서 코치진이 선수들에게 물과 음료수를 전달하고 있다.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종목 중 유일하게 경기를 뛰면서 음식 섭취가 가능한 종목이 있다. 최대 25㎞를 헤엄쳐야 하는 수영 마라톤, 오픈워터다.

육상 마라톤 선수들이 경기 중 음료수를 마시는 것처럼, 오픈워터 선수들도 경기 중 음료를 마시며 수분을 섭취한다.

다만 방식이 다르다. 육상 선수들은 테이블 위에 놓인 물통을 낚아챈 뒤 뛰면서 음료를 마시면 된다. 그러나 수영 선수들은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물통을 잡는 것부터가 힘들다.

오픈워터 각 팀 코치들은 국기를 붙인 5m 길이의 막대기를 이용해 선수들에게 물통을 건넨다.

그런데 많은 선수가 좁은 공간에서 한꺼번에 움직이다 보니,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자신의 물통을 찾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많은 선수는 수분 섭취를 못 하고 경기를 이어간다.

14일 전남 여수엑스포해양공원 오픈워터 수영경기장에서 열린 오픈워터 여자 10㎞에 출전한 한국 대표팀 정하연(26·안양시청)도 첫 번째 물먹는 타이밍을 놓쳤다.

그는 “물 마시는 훈련을 많이 했지만, 내 물통을 찾기가 매우 어려웠다”고 말했다.

물통을 찾느라 허둥지둥하면 그만큼 시간을 허비하기 때문에 기록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몇몇 선수들은 경쟁이 치열해지면 기록을 단축하느라 수분 섭취를 일부러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자기 물통을 잡은 뒤에도 난관은 계속된다.

주변에 몸싸움을 벌이는 선수가 많은 데다 물살이 세기 때문에 바닷물이 음료와 함께 입안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여자 10㎞에 출전한 임다연(27·경남체육회)은 “경기 중 바닷물을 먹으면 헛구역질이 나서 경기력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물 마시는 것도 기술이 필요하다. 능숙한 베테랑 선수들은 물통을 잡은 뒤 곧바로 배영으로 영법을 바꿔 음료를 입안에 넣은 뒤 다시 역영을 이어간다.

그러나 경험이 적은 선수들은 자세를 잡는 데에만 수 초를 허비한다.

물통에 들어있는 음료의 종류도 가지각색이다.

한국 대표팀 선수들은 산소수와 분지쇄아미노산(branched chain amino acid·BCAA) 음료를 주로 마신다.

오픈워터 대표팀 권순한 감독은 “극한의 운동을 계속하면 물 섭취만으로는 체력을 회복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음료의 종료는 가지각색이다. 몇몇 선수들은 쉽게 입안에 넣기 위해 액체 대신 묽은 젤리 형태의 물질을 물통에 넣어두기도 한다.

권 감독은 “한국은 이번 대회에 사상 처음으로 오픈워터 대표팀을 선발해 출전했는데, 물 마시는 것을 포함해 새로운 것들을 많이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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