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국 파견 인사 발언 ‘이례적’…내용 잘아는 담당자가 ‘기선잡기’ 유리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규제 조치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한일 양국이 다음 주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서 맞붙는다.

이례적으로 양국이 고위급 정부 인사를 파견해 직접 발언할 방침을 세우면서 국제사회의 공감을 얻기 위한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정부와 외신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은 오는 23∼2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WTO 일반이사회에 일본 측 대표로 야마가미 신고(山上信吾) 경제국장을 보내기로 했다.

한국 정부는 아직 파견 인사를 확정하지 않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의 국장급 혹은 그 이상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WTO 일반이사회에는 한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가 정식 의제로 올랐다.

양국 파견 인사는 회의에 참석하는 것뿐 아니라 직접 해당 의제에 대한 각국의 의견을 피력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WTO 이사회에서는 주제네바 대사가 발언한다. 본국 정부에서 파견된 인사가 발언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직급은 주제네바 대사가 더 높지만, 일본 수출규제의 부당성 문제를 놓고 격돌할 이번 회의에서 상대국의 주장에 밀리지 않으려면 해당 내용을 심도있게 파악하고 있는 고위급 담당자가 발언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여겨진다.

WTO 일반이사회는 전체 회원국 대표가 WTO 중요 현안을 논의·처리하는 자리다.

최고 결정 권한을 가진 WTO 각료회의는 2년마다 열리고 각료회의 기간이 아닐 때는 일반이사회가 최고 의사결정 기관으로 기능한다.

앞서 정부는 지난 7∼8일 열린 WTO 상품무역이사회에서 일본 수출규제 조치의 문제점을 WTO에 처음으로 공식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당시에는 해당 문제를 추가 의제로 긴급 상정했다.

당시 백지아 주제네바 한국대표부 대사는 일본의 수출규제가 정치적 목적으로 이뤄진 경제보복이라는 점을 다른 회원국에 설명하고 일본 측에 철회를 요구하면서 강한 유감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맞서 일본의 이하라 준이치(伊原純一) 주제네바 일본대표부 대사는 자국의 수출 규제 조치가 WTO 협정에 어긋나지 않는다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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