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한번씩 모두발언' 합의 어기고 발언 중간에 '반박'
재반박 기회 안주고 취재진 퇴실 요청…무역당국 협의 땐 창고같은 회의실

▲ 일본 정부가 자국이 한국에 제안한 '제3국 중재위원회'의 설치 시한(18일)까지 한국이 답변하지 않았다며 19일 일본 외무성에 초치된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오른쪽 두번째)가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에게 악수를 건네고 있다.
▲ 일본 정부가 자국이 한국에 제안한 '제3국 중재위원회'의 설치 시한(18일)까지 한국이 답변하지 않았다며 19일 일본 외무성에 초치된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오른쪽 두번째)가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에게 악수를 건네고 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를 초치한 자리에서 남 대사의 모두발언 도중 말을 끊고 반박하는 결례를 저질렀다.

한일 무역 당국 간 ‘실무협의’ 때 창고 수준의 회의실에 한국 측을 부른 데 이어 대놓고 무례한 행동을 한 것이다.

고노 외무상은 19일 남 대사를 외무성으로 불러 자국이 제안한 ‘제3국 중재위원회’의 설치 시한(18일)까지 한국이 답변하지 않았다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남 대사는 “우리 정부에 (고노 외무상의 발언을) 잘 전달하겠다”면서 “양국 관계를 해치지 않고 소송이 종결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우리 정부의 구상을 제시한 바 있다”고 말했다.

남 대사는 이후 발언을 이어나가려 했지만, 고노 외무상은 “잠깐 기다려주세요”라고 말을 끊었다.그는 “한국의 제안은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 한국 측의 제안이 국제법 위반 상태를 시정하는 해결 방법이 될 수 없다는 것은 이전에 한국 측에 전달했다.그걸 모르는 척하면서 제안을 하는 것은 극히 무례하다”고 면박을 줬다.고노 외무상이 이런 발언을 한 것은 양측이 한 차례씩 모두 발언을 하기로 한 합의에 어긋난 것이다.

여기까지 발언이 나온 뒤 외무성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회의실에서 나가 달라고 요청했고, 결국 남 대사는 취재진 앞에서 고노 외무상의 발언에 대한 재반박 기회를 놓쳤다.

외무성은 작년 10월 이수훈 당시 대사 초치 때에도 고노 외무상의 발언이 끝난 직후 이 대사가 말을 시작한 상황에서 취재진의 퇴실을 요청하는 결례를 저지른 바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12일 경제산업성에서 열린 경제 보복 조치와 관련한 한일 과장급 실무회의 자리에서도 대놓고 한국을 무시하는 행태를 보였었다.

당시 회의실은 테이블과 의자가 한쪽에 포개져 있고 책상과 의자만 덩그렇게 놓인 창고에 가까운 공간이었다. 일본 측은 한국 대표단이 입장하는데도 목례도 하지 않고 정면만 응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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