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정책여력’ 발언으로 힘실려…시장선 “10월 또는 11월”
금리인하 경기부양 효과 제한적…부동산 시장으로만 유입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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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기준금리 추이 (서울=연합뉴스) 김영은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8일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p) 인하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인하 시기로는 올해 연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다만 추가 금리인하가 경기 부양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오히려 집값 불안만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8일 한은의 금리인하 이후 시장에 추가 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를 반영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19일 1.327%로 전날보다 0.018%포인트(p) 하락하면서 2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아졌다.

추가 인하 기대감은 무엇보다 한은의 이번 금리인하가 전격적이었기 때문이다. 8월에 내릴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한발 앞섰다. 이는 한은의 경기 대응이 적극적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특히 이주열 총재의 ‘정책여력’ 발언으로 추가 인하론이 힘을 받는 모습이다.

이 총재는 금리인하 직후 기자회견에서 “경제상황에 따라 대응할 수 있는 (정책)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한 번의 금리인하로 기준금리가 당장 실효하한에 근접하게 된 것은 아니다”라며 “어느 정도의 정책여력은 갖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1.75%에서 1.50%로 내린 기준금리가 아직 ‘실효하한’, 즉 더 내려도 효과가 없는 하한선까지 가지는 않았다고 확인한 셈이다. 적어도 한 번은 더 내릴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시장에선 추가로 기준금리가 인하된다면 오는 10월이나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추가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이 총재는 “추가 인하 여부는 이날 금리인하의 효과와 반응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자본시장연구원 강현주 연구위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이 예전보다 올라갔고, 지금으로선 4분기 인하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외국계 투자은행(IB) 중에서도 노무라, 모건스탠리, 바클레이즈, 소시에테제네랄, JP모건 등이 4분기 중 추가 인하를 점쳤다.

이들 기관은 대부분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대 초반 또는 1%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은이 0.3%p 하향 조정한 전망치(2.2% 성장)조차 달성이 어려운 만큼, 금리를 더 내리지 않을 수 없으리라는 논리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그러나 추가 인하 기대가 섣부르다는 반론도 있다. 경기 부양 효과는 별로 거두지 못한 채 부작용만 낳을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제기된다.

무엇보다 최근의 국내외 경기 둔화가 돈이 부족해서가 아니라는 점에서다. 미중 무역분쟁, 반도체 가격 하락, 일본의 수출규제 등은 유동성 부족과 거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이 총재도 “우리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기 둔화라든가 물가 하방 압력은 공급 측 요인이 상당히 크다”라며 “금리인하의 효과가 과거에 비해 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인정했다.

이번 금리인하에 추가 인하까지 이뤄질 경우 가뜩이나 불안 조짐을 보이는 주택시장만 자극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이 같은 지적에 이 총재 역시 “최근 서울의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 가격이 반등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동의했다.

그는 “앞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함에 있어서 이런 상황의 변화를 지켜볼 것”이라며 “금융안정을 위한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이 일관성 있게 추진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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