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이전 공무원과 회사원은 눈이오나 비가오나 정장에 넥타이를 매고 출근해야 했다.일본에서는 지난 2005년 고이즈미 당시 총리 주도로 업무의 효율성과 에너지 절약을 위해 ‘쿨비즈(Cool-Biz)’가 도입되면서 여름이면 넥타이를 풀고 소매가 긴 옷 대신 반소매 옷을 입는 등의 근무복장 간소화 붐이 일어났다.

‘쿨 비즈’는 시원하다는 뜻의 ‘쿨(Cool)’과 업무를 뜻하는 ‘비즈니스(Business)’를 합성한 단어로 우리나라에서는 2008년 삼성그룹이 넥타이를 매지 않고 출근하는 ‘비즈니스 캐주얼’을 도입한 것이 효시로 알려져 있다.‘쿨비즈’는 지난해에 가장 보수적이라고 할 수있는 금융권과 항공업계까지 확산됐으며 연일 30도 이상의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반바지와 샌들 등을 착용하는 ‘슈퍼 쿨비즈(Super Cool-Biz)’도 속속 등장했다.

공공기관에서는 서울시가 지난 2012년 공무원들의 여름철 반바지 착용을 허용한 것이 ‘쿨 비즈’의 시초라고 할 수 있다.도입초기 박원순 서울시장은 공식 행사에 직접 반바지 차림으로 등장, 반바지 출근 문화를 독려하기도 했다.반바지 출근에 대해 시민과 공무원들은 “날도 더운데 괜찮다”라는 긍정론과 “단정하지 않아 보기 싫다”는 부정론이 엇갈리면서 찬반논란이 있지만 공무원들의 여름철 반바지 허용은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지난해에는 수원시, 올해는 부산시와 경기도,경남 창원시 등이 시행한데 이어 강원도도 22일부터 9월말까지 반바지와 샌들을 신는 ‘쿨맵시 데이’를 운영하기로 했다.

넥타이를 매지 않으면 편할뿐만 아니라 체온이 2도 정도 내려가 뇌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여기에 반바지 출근까지 하게 되면 요즘같은 무더위에 업무의 능률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쿨 비즈’는 획일성과 위계질서를 강조하는 문화가 변화면서 생긴 현상인 만큼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TPO’(시간, 장소, 상황)에 따라 자율적으로 판단하는 센스는 있어야 겠다.

진종인 논설위원 whddls25@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