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 철암 - 장소적 가치 기록·기억 작업, 설치작품 전시·블랙마켓 개장
강릉 서부시장 - 콘셉트 가진 5개 공간 조성, 점방·규방·주방으로 활용
춘천 약사동 - 주민과 함께 요리 한끼 식사, 공공예술 초상화 그리기 진행

▲ 1. 철암을 기억하지 전시회 작품.
2. 강릉 서부시장의 문화적 도시재생 사전 프로그램 모습.
3. 터무니맹글이 마련한 소셜다이닝 프로그램 ‘한끼가치’
4. 지난달 태백 철암탄광역사촌 등에서 열린 블랙마켓.
▲ 1. 철암을 기억하지 전시회 작품. 2. 강릉 서부시장의 문화적 도시재생 사전 프로그램 모습. 3. 터무니맹글이 마련한 소셜다이닝 프로그램 ‘한끼가치’ 4. 지난달 태백 철암탄광역사촌 등에서 열린 블랙마켓.


최근 태백에서 개막한 전시회는 폐광지역 주민들에 대해 “화려한 문명 뒤 슬픈 운명을 지닌 역사적 존재”라고 지칭,이들의 아픔과 미래를 예술작품으로 표현했다.
 강릉에서는 예술가들이 방장을 맡는 유쾌한 ‘방(房)’들이 생겨나고,춘천에서는 예술가들이 지역 주민들과 1달에 1번 모여 식사를 함께하며 마을을 어떻게 바꿀지 고민한다.정체된 옛 도심에 문화예술로 생기를 불어넣는 ‘문화적 도시재생’ 사업이 최근 도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옛도심 살리기는 물론 주민들의 문화향유,청소년 문화교육까지 여러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태백 철암을 기억하자展

태백 철암역 일대에서 진행되는 ‘2019 문화적 도시재생 프로젝트:철암 역사문화장터 만들기’는 석탄생산의 요충지였던 철암지역을 새로 재생하려는 시도다.내달 25일까지 철암탄광역사촌에서 열리는 전시회 ‘철암을 기억하자’가 그 핵심에 있다.국내외 작가 15명과 지역 청소년 등 80여명이 참여하는 전시회는 ‘철암-기억하다’,‘철암-추억하다’,‘철암-노래하다’ 등 3개 파트로 나뉘어 폐광지역의 과거와 오늘을 다룬다.‘철암’이라는 장소적 가치를 새로 기록·기억하는 공동작품이 전시된다.김영섭 작가는 철암역사탄광촌 내외부 현장소리를 사운드 설치작품으로 만들어냈고,인도네시아 다디 세티야디 작가는 광부의 손을 연상하게 만드는 회화를,전제훈 작가는 광부의 치열한 삶을 그린 사진을 전시한다.이밖에 이탈리아의 사라 아리고니,미국 이하윤,프랑스 이인후 작가 등 다국적 작가들이 철암을 소재로 한 리사이클 설치작품을 선보이고 있다.앞서 지난달 철암 일대에서는 ‘철암-공감하다’ 블랙마켓이 먼저 열려 침체된 지역을 살려보기 위한 지역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70∼80년대의 산업화 시대를 상징하는 철암역 저탄장을 일반인에게 공개,그 뒤에 숨어있는 폐광지역의 눈물과 아픔을 재조명해 눈길을 끌었다.지역 청소년과 아티스트의 아트 워크숍 ‘힐링아트 프로젝트’도 진행,철암의 희망을 석탄으로 표현하는 예술교육이 진행됐다.



■강릉 ‘다섯개의 방’,춘천 ‘터무니맹글’

강릉에서는 서부시장과 옥천동 등을 활기찬 옛모습으로 되돌리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이르면 내달 서부시장 2층에 각기 다른 컨셉을 가진 다섯 개의 방이 문을 연다.물건을 판매하는 ‘점방’,소셜 키친으로 활용되는 ‘주방’,공동 창작공간인 ‘규방’ 등 각기 다른 콘셉트의 공간 5곳이 만들어질 예정이다.각 방에는 강릉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가들이 방장으로 배치,공간을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춘천의 경우 대표 구도심 약사동에서 주민과 예술가가 함께 새로운 문화공간을 만드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지역 예술가들이 모여 만든 문화예술공동체 ‘터무니 맹글(총괄대표 유재균)’의 프로젝트다.지난 19일 춘천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에서 터무니맹글이 개최한 ‘한끼가치’ 행사에는 지역주민 30여명이 참석했다.도시재생을 위해 약사동에 둥지를 튼 예술가들과 이 곳 주민들이 함께 요리를 만들어 먹는 자리다.단순 식사를 넘어 서로 마음의 장벽을 허물고,마을이 어떤 모습으로 변하면 좋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터놓는 장이 됐다.앞으로 1달에 1차례씩 이같은 자리를 갖고,지역 주민 초상화 그리기 등 공공예술 프로젝트도 진행할 방침이다.이날 아버지와 6살 딸,6개월 된 아기와 함께 방문한 이경아(37·춘천) 씨는 “어릴 때부터 약사명동에 살았기 때문에 추억이 많은 동네인데 문화를 통해 새롭게 되살아난다고 하니 기대된다”고 했다.교육적 측면에서도 기대를 보였다.그는 “아이를 따로 학원에 보내지 않고 있는데 예술가들이 직접 마을을 꾸미고 예술활동을 펼친다고 하니 아이에게도 좋은 영향과 도움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한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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