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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곡’의 다자독식 70년… ‘분권’의 희망을 꿈꾼다

[강원도민일보 발행인의 강원도 ‘시일야방성대곡’] 인구과소 강원도의 생존전략
국책·현안 상수 ‘인구’ 위해
각계각층 도민 하나로 뭉쳐
중앙과 온힘 다해 싸울 때
지역대표형 상원 체제 구축
대선공약 평화특별자치도화
정부 권한·재원 분리 해야

김중석 seokkim@kado.net 2019년 07월 23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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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중석 강원도민일보 발행인·강원도자치분권추진위원장

산업화시대의 ‘이촌향도’(離村向都),석탄합리화 정책으로 인한 광원 유출,진학과 취업을 위한 젊은 층 이탈 등에 치여 섬 빼고는 전국에서 가장 사는 사람이 적은 도(道)가 된 것도 억울한데 저출생 고령화로 인한 ‘지방소멸위기’에다 접경지역의 군부대 통·폐합에 따른 장병유출,연동형 비례대표제 논의과정에서의 지역구 통·폐합설까지 인구재앙의 먹구름들이 한꺼번에 몰려오고 있다.


500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을 다룰 국회예결위원장도 따 놓은 당상이라 다른 지역의 실세들에게는 그렇게 흔했다던 ‘쪽지예산 덕’을 모처럼 보나했더니 웬걸,그 자리마저 속절없이 날라 갔다.산불피해,오색케이블카 허가지연,올림픽 사후 리스크,내국인카지노 추가 논란,가리왕산 스키장 복원갈등,특례시 소외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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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강원행동,케이블카반대설악권주민대책위 도보순례 선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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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릉 옥계산불이 덮친 한 비닐하우스 안 모종이 새까맣게 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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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원 DMZ평화의 길

70여년 넘은 ‘전방’‘접경’‘철책’의 질곡에다 8할을 넘는 산하마저 온갖 규제가 덧씌워져 개발의 온기를 쐬지 못하는 곳이 지천인 이 땅에서 작금 벌어지고 있는 인구과소의 설움이 어찌도 이리 무참하고 처절하단 말인가?.오호,통재라.

마오쩌둥은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고 했지만 민주국가에서는‘국민으로 부터’,즉 ‘표로 부터’나오는 법.그래서 한국사회는 기→승→전→인구다.국책사업도,지역현안 사업도,정책결정과 예산배정,인사정책 모두 인구가 상수다.그런데 어쩌나.강원도는 그 알량한 인구마저 지탱하기가 갈수록 힘겹고 버겁기만 하다.

혹자는‘인구는 왜 꼭 많아야하는가’라는 반문을 던진다.그럴 수 있다.인구가 많고 적은 것이 행복의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인구가 많은 나라가 모두 강대국이고,인구가 적은 나라가 반드시 약소국은 아니다.그런데 우리는 다르다.인구가 곧 힘으로 조응된다.‘다자’(多者)가 독식하고 ‘다자’가 강자이기 때문이다.모든 자원이 인구에 따라 배분되고 정치·경제·사회·문화·교육의 모든 영역에서 인구규모가 기준이 되는 사회이다.

국민의 대표로 구성되는 253명의 지역구 국회의원 가운데 강원도 지역구는 고작 8곳,그나마 2곳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5개 시·군이 묶인 초광역 선거구.이마저 20대 총선을 앞두고 줄어들 처지에 놓여있다.어디 그뿐인가.지금 인구 100만이 기준인 대도시 특례제도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지자체,정치권의 대응은 가히 혈투 수준이다.

수원,용인,고양,창원 등 네 도시에 대한 행·재정특례 적용을 앞두고 95만인 성남은 유동인구까지 합치면 행정수요가 100만이 넘는다며 반발하고 있고,84만인 청주,65만의 전주는 광역시도 없고 100만 도시도 없는 곳은 충북과 전북뿐이라며 서명운동에다 정치권과 힘을 합쳐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서고 있다.이에 질세라 인구 60만의 천안 등은 수도권중심의 특례제도는 안된다며 수도권은 100만 이상,비수도권은 50만 이상으로 구분해 적용하자는 법안을 제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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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지역 활성화 대책 간담회.

그렇다면 강원도의 상황은 어떠한가.현행 자치분권특별법에 인구 30만 이상 이면서 면적이 1000㎢를 충족하면 50만 이상 대도시로 간주해준다는 단서조항이 있기는 하다.춘천은 면적,원주는 인구가 충족된다.그러나 춘천은 인구,원주는 면적이 또 모자란다.일각에서는 한 조건은 채웠으니 나머지 한쪽은 세게 밀어부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주장이 있다.글쎄,실현가능성이 없어보인다.기준을 그런 식으로 들쭉날쭉 적용하면 전국의 모든 지자체가 자기들 유리한 기준을 들이대며 특례 시·군 만들어달라고 아우성칠 판이다.

3만 미만이면서 인구밀도가 40명인 23곳에서도 ‘특례군’으로 지정해달라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나름 명분은 있어 보이지만 특례시에 특례군까지 만든다? 인구 4만 군은 가만히 있을 것이며,인구밀도 50명인 곳은 팔짱 끼고 구경하고 있을 것 같은가?

아무리 궁리해보아도 인구문제와 관련해 강원도는 뾰족한 수와 답을 찾지 못하겠다.출산수당 육아수당에다 청년수당,일자리 창출,귀농귀촌 캠페인 등을 펴며 인구늘리기에 고군분투하는 정책당국자들의 노력을 모르는 바 아니다. 강원도와 접경지역 지자체가 TF를 꾸려 장병유출에 따른 대책에 고심하고 있는 모습도 안쓰럽고 마음 아프다.그러나 이 모든 대응은 미봉책일뿐이다.

설령 기막힌 대안을 마련했다 치자.80%에 가까운 권한과 재정을 중앙정부와 정치권이 독점하고 있고,모든 국책사업과 갈등현안의 결정구조에 인구상수가 작동하는데 ‘인구 3%’,‘125만 유권자’와‘국회의원 8명(비례포함 9명)’의 총합인 ‘강원도의 힘’이 도대체 무슨 힘을 발휘할 수 있겠는가.가슴이 미어진다.

아,어쩌란 말인가.아예 나몰라라 체념할 수도 없고.그렇다고 허구헌 날 띠 둘러매고 깃발 들고 청와대로,광화문으로,국회로,세종시로 몰려가 규탄하고 성토하자고 부추길 수도 없는 노릇이고.그래서이다.어쭙잖게 시일야방성대곡이라는 타이틀에다 희망의 끝자락과도 같은 몇가지의 책제를 지역사회에 제안해본다.그래야 내일이라도 도모하고 기약할 수 있을 것 같은 절박감의 발로이다.

첫째,정치영역에서 선진국처럼 지역대표형 상원을 만들어야 한다.미국·스위스 등 선진국들은 지역대표형 상원과 인구대표형 하원을 두고 있다.상원은 미국 스위스처럼 모든 주(道)가 똑 같이 2명씩 뽑거나 독일처럼 3~6명으로 구성하면 된다.상원은 약소지역의 설움을 제도적으로 막아주는 버팀목이 될 것이다.

둘째,강원도를 제주도와 세종시처럼 특별자치도로 만들어야한다.자유와 평화를 지키느라 70년 넘게 희생당해왔으니 남북교류협력중심지인 이 땅에 행·재정특례를 부여해달라는 주장이다.제주특별자치도,세종특별자치시는 해주고 왜 강원평화특별자치도는 거론하지 않나.문재인 대통령도 두 번씩이나 공약하지 않았던가.시대정신 또한 평화아닌가.

셋째,그동안 인구에서 밀려 중앙정부의 정책과 재정배분에서 불리했다면 그 중앙정부가 갖고 있던 권한과 재원을 강원도로,시·군으로 넘겨받는 강력한 자치분권을 이뤄내는 것이다.정책권한과 재원을 70%이상 중앙정부가 갖고 있는 나라는 선진국에서는 유례를 찾기 힘들다.자치분권은 강원도뿐 아니라 모든 지방정부가 요구하는 사안이기도하다.

물론 현실의 벽은 높고 두텁다.상원은 개헌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국회의원들이 자기들의 권한을 내줘가며 상원을 만들 리 없다.

평화특별자치도를 만들려면 특별법을 제정해야한다.이 역시 강원도의 정치력만으로 정부와 국회의 벽을 넘기에는 힘이 부친다.그나마 손에 잡힐 수 있는 해법을 꼽는다면 자치분권이다.국회에 계류 중인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자치경찰관련 법안,지방일괄이양법 제·개정을 포함한 자치분권 재정분권정책이 속도를 내어준다면 중앙대 지방의 8대2 구조가 7대3까지는 진전되어 민주주의의 기초인 풀뿌리자치의 기반을 다지게 될 것이고,강원도 역시 여러 분야에서 그 수혜를 입게 될 것이다.

만약 이 세 가지 책제에 동의한다면 다음 과제는 실행과 현시이다.우선 지역단위 현안과 과제들을 광역단위과제로 총괄해야한다.모든 선출직 공직자와 지역단위 리더,각계각층 도민,출향인사들이 나서 청와대 국회 정부 정당을 향해 온 힘을 다해 싸우고 절규해야한다.여·야가 따로 일 수 없고 지역이 따로 일 수 없다.역량의 분산은 무력이다.인구가 적어 힘이 약하다면 결집하는 수밖에 없지 않은가.그게 약자의 생존전략이다.

다른 시·군의 일이라고,내 지역구의 일이 아니라고,강 건너 불구경하듯 외면하면 공멸이다.더 중요한 게 있다.허언이 되지 않도록 총선이전에 법제는 물론 정책결정,재정대책을 반드시 이끌어내야 한다.최소한 총선공약에라도 반영시켜야한다.총선이 끝난뒤 헛 공약이 되면 다음 선거에서 그 정당과 정치인을 퇴출시키면 된다.언제까지 속고 살 것인가.그동안은 속이는 사람이 나쁜 사람이었지만,이제는 속는 사람이 더 나쁜 사람이라는 뼈아픈 대오가 우리에겐 있어야한다.

강원,강원인에게 보내는 민망한 시일야방성대곡의 대미이다.‘Unus pro omnibus,omnes pro uno.’(모두는 하나를 위해. 하나는 모두를 위해)

먹고 살게 없어 남의 나라 전쟁 대신 싸워주러 용병으로 팔려갔던 슬픈 운명을 딛고 일어서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고 소득 높은 자치분권 강소국이 된 스위스의 오늘을 있게 한 구호이다.작지만 매운 고추,감자지만 뜨거운 감자여야 제 대접받고 살아갈 수 있다는 큰 울림의 경구 아닌가.

 김중석 <강원도민일보 발행인·강원도자치분권추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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