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연가 윈스턴 처질에 관한 이런 일화가 전한다.그가 스코틀랜드 산골에 머무를 때,한 농부가 담배를 씹으며 일을 하고 있었다.못마땅하게 여긴 처칠은 “여보시오,그 담배를 씹지 않고서는 밭을 갈 수는 없소?”라고 쏘아 붙였다.곧 농부의 반격이 돌아왔다.“당신도 마찬가지가 아니겠소?당신은 그 시가를 입에 물지 않고는 정치를 할 수 없는 거요?” 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금연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보여주는 예다.한 번 시작하면 인이 박히고 그 중독성 때문에 중단하기 어려운 게 있다.도박과 마약 범죄가 강력한 단속과 지탄에도 불구하고 반복되는 것이 이 때문이다.음주와 흡연도 중독성이 강해 끊기가 어렵다.술 담배는 그 폐단과 부작용 때문에 “술은 적당히 마시고,담배는 끊어야 한다”는 것으로 결론이 나 있다.

세계보건기구(WTO)는 매년 5월31일을 세계 금연의 날(World no-smoking day)로 지정해 캠페인을 벌인다.2018년엔 “흡연은 스스로를 죽이고,타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나를 죽이고 남을 죽게 하는 것이 흡연이다.담배가 기호품으로 포장되고 있지만 목숨을 건 도박이나 마찬가지다.적당한 타협이 있을 수 없고 무조건 끊어야 한다.

흡연의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치명적 해악이 규명되지 않았던 때 얘기다.생사 문제와 직결되는 것이라면 생각이 달라지지 않을까.전 세계 흡연율은 20%선이다.그러나 여전히 해마다 700만 명이 흡연으로 인해 사망한다.거의 모든 암과 심혈관계 질환이 흡연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비흡연자의 간접흡연으로 인한 사망도 연간 89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쯤 되면 담배추방운동이라도 벌여야 한다.오늘(23일) 강릉 경포해변 중앙광장에 ‘금연 결심의 종(鐘)’이 제막된다.종을 치며 금연을 다짐하고 사랑의 언약도 할 수 있도록 꾸몄다.강릉시와 보건복지부 산하 국가금연지원센터가 금연 홍보와 강릉의 청정성을 알리기 위해 조성했다고 한다.시원한 동해안 피서지에서 금연까지 하게 된다면 최고의 여름이 될 것이다.

김상수 논설실장 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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