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순·춘천



유품 정리하다 나온 작은 만보기

한쪽 구석에 밀어놨던 멈춰진 생애 8765

남긴 숫자 몇 발자국을

끝내 자식들 곁에 다가서지 못하신 채

만 보 다 못 채우고

종종걸음 깊은 숲길로 들어가 버리신 아버지

오늘 그 만보기 차고 벚꽃 길 걷다 돌아와 보니

거울 속 머리에 흰 꽃잎 하나

이승에 같이 따라 들어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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