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는 대부분 사람들에게 어려운 일이다.체질상 사과를 못한다는 사람도 있지만 이는 이치상 틀린 말이다.사과가 적성에 맞아서 하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사과를 못하는 것은 사과의 필요성을 인식 못하는 강퍅한 마음이 원인일 수 있지만 설령 필요성을 느껴도 학습과 훈련이 안돼서 일수도 있다.사과는 패배의 언어가 아니고 용기의 언어이고,루저의 언어가 아니고 리더의 언어임을 자각하도록 교육시키지 못한 사회분위기 탓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근데 사과는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 교수 3명은 ‘적절한 사과를 받으면 올라간 혈압이 낮아질까?’라는 제목의 실험을 했다.실험집단을 나누어 세그룹에게는 화를 돋우었고 네 번째 그룹에게는 화나지 않는 상황을 만들어 적절한 사과 부적절한 사과 그리고 사과하지 않는 경우를 크로스로 제공했다.실험 결론은 ‘적대적 특성이 가장 높은 그룹에서 진실된 사과의 파워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이다.책 ‘쿨하게 사과하라’에 소개된 실험이다.이 연구는 사과의 기술에 따라 사과의 효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에는 사과를 대신해주는 직업이 있었다.마이클 샌던은 책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에서 돈으로 산 대리사과는 사과의 속성을 변질시키고 가치를 감소시킨다고 말한다.이 말은 사과할 때 뉘우침 진심 진정성등이 전해지지 않으면 사과가 될 수 없음을 의미한다.과오를 인정하고 배척을 공감하고 자신을 속죄하고 재발방지 약속에 이르기까지 사과의 수순을 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슴 속 울림을 표현해야 좋은 사과이다.

일본 유니클로 임원이 한일사태에서 야기된 한국불매운동이 오래가지 않을거라고 말했다.오만한 발언에 한국인들이 분노하자 유니클로 한국본사는 그 임원의 말을 사과했다.사과에 정작 일본 당사자가 빠졌다는 반응들이 있자 며칠뒤 일본,한국유니클로 홈페이지에 동시에 사과문을 올렸다.뒷북 친 연이은 사과가 갈등을 타파할 수 있을는지.위기관리의 핵심 키워드,‘사과’를 만만히 본 대가가 꽤나 클 것 같다.

조미현 교육출판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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