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기타 영재 김상우 춘천 공연
방학 맞아 고향 춘천서 연주회
타악기·관악기 소리까지 구현
예고 첫학기 전국 콩쿠르 입상

▲ 지난 27일 춘천 복합문화공간 5노트에서 열린 클래식기타 영재 김상우 군의 콘서트.9세에 처음으로 클래식기타를 잡았던  김군(왼쪽)은  선화예고 진학 후 첫 학기에 전국 콩쿠르에서 입상,교내 실기에서 역대 최고점을 경신했다.
▲ 지난 27일 춘천 복합문화공간 5노트에서 열린 클래식기타 영재 김상우 군의 콘서트.9세에 처음으로 클래식기타를 잡았던 김군(왼쪽)은 선화예고 진학 후 첫 학기에 전국 콩쿠르에서 입상,교내 실기에서 역대 최고점을 경신했다.

▲ 지난 4월 통영국제음악제에서 만난 클래식기타 명인 로메로패밀리와 김상우군.
▲ 지난 4월 통영국제음악제에서 만난 클래식기타 명인 로메로패밀리와 김상우군.

어둑해진 주말 저녁 춘천의 중도뱃터 앞 작은 카페가 빈틈없이 꽉 들어찼다.예술명문 선화예고 1학년.올해 만 15세의 김상우 군이 기타 한대를 들고 생애 첫 관객 앞에 섰다.악보도,협연자도 없이 15세 연주자 혼자 1시간 넘게 진행한 공연에서 중간에 자리를 뜨는 관객은 없었다.

지난 27일 복합문화공간 카페 5노트에서 열린 춘천 출신 클래식기타 영재 김상우 군의 첫 단독 콘서트 ‘김상우 클래식기타 콘서트 vol.1’의 풍경이다.9살 때 어머니 권유로 처음 클래식 기타를 잡은 상우 군의 원래 꿈은 축구선수였다.춘천 호반초교를 졸업하고,손흥민이 나온 후평중 축구팀에서 골키퍼로 운동하며 선수를 꿈꿨다.

중학교 2학년 2학기.축구팀 정식 선수등록과 숙소 입소를 앞두고 갈등하던 상우 군은 클래식 기타로 스스로 결단을 내렸다.바짝 연습을 시작하더니 가족의 도움도 없이 혼자 선화예고에 지원,합격했다.그리고 단 1학기.처음 나간 전국 콩쿠르에서 입상했고,현대백화점이 후원하는 하트-하트재단 2019 문화예술차세대 인재양성 장학생에도 선발됐다.2차례 있었던 실기시험에서는 교내 클래식 기타 사상 역대 최고점을 경신했다.

최고의 한 학기를 보낸 후 고등학교 첫 여름방학을 맞아 고향 춘천에서 가진 공연은 상우군에게 처음으로 클래식기타를 가르치기도 한 어머니 김애경씨의 사회로 진행됐다. 전곡 악보는 외워서 연주했다.수십명의 관객들은 손가락 움직임 하나하나를 지켜보며 숨죽이기도 하고,환호성과 기립박수를 보내기도 했다.기타 고유의 울림소리 ‘슬’은 물론 피아노와 쳄발로,드럼 같은 타악기 소리와 베이스에 관악기까지,기타 한 대에서 나오는 화려한 사운드에 지루할 틈 없이 진행됐다.

스페인 곡으로 구성한 2부에서는 운동화에서 구두로 갈아신고 발구름까지 가미했다.화려하고 기교가 많은 스페인 곡들은 3학년이 되어야 연습할 수 있어 상우군에게는 ‘금지곡(?)’들이다.

클래식기타의 세계적 명인이자 로열패밀리로 불리는 ‘로메로 패밀리(The Romeros)’의 곡 ‘말라게냐(Malaguena)’는 악보가 없어 인터넷만 보고 커버해 들려줬다.지난 4월 통영국제음악제에 온 로메로 패밀리와 직접 만나기도 했던 상우 군은 이날 공연에서 이 어려운 곡을 재편곡하기도 했다.

공연은 예비스타 성장기의 한 단면이기도 했다.관객들의 앵콜요청에 따라 선보인 마지막 곡은 바이올리니스트 파가니니의 카프리스(Caprice) 24번.‘악마의 음악’으로 불릴 정도로 초절기교로 유명한 곡이다.연습하면서 “아름답지를 말든지,어렵지를 말든지…”하며 투덜댔다는 이 곡은 아직 연습이 완성되지 않은만큼 본 공연에 넣으려다 제외했다.하지만 앵콜요청에 “한만큼만 보여드리겠다”며 거리낌없이 연주했다.모자는 춘천에서 첫 공연을 가진데 남다른 의미를 뒀다.어머니 김씨는 “어떤 모습으로 어디에 있든 오늘을 기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춘천 공연을 했다”고 말했다.김 군도 “춘천에서 해서 더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한 학기를 좋은 성적으로 마친 것이 첫 단계 마침표이자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길목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목표를 묻는 질문에는 학생다운 대답이 돌아왔다.“(전 악기를 통틀어)학년 전체에서 0.1점 차로 2등을 했는데,2학기 때는 그 친구 1명을 제치고 싶어요.” 김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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