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신규택지 입주·학교 개교 엇박자
신규아파트 학교 신설 지연
아파트보다 최대 3년뒤 착공
1년 이상 먼 학교 통학 불편
교육부, 학교공실 부담
분양공고 시점 투자심사
“예산낭비 막기 위한 조치”

▲ 신규 조성된 택지에서 학교의 ‘지각개교’로 초등생을 둔 학부모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29일 춘천시 퇴계동 대규모 아파트 단지 인근에서 2021년 3월 개교 예정인 퇴계 초·중학교의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최유진·그래픽/홍석범
▲ 신규 조성된 택지에서 학교의 ‘지각개교’로 초등생을 둔 학부모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29일 춘천시 퇴계동 대규모 아파트 단지 인근에서 2021년 3월 개교 예정인 퇴계 초·중학교의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최유진·그래픽/홍석범

대단위 아파트 단지내 학교 신설이 매번 늦어지며 자녀를 둔 입주자들이 골탕을 먹고 있다.춘천의 경우 오는 11월부터 3000가구 규모의 퇴계동 e편한세상 아파트가 입주민을 맞는다.하지만 초등학생을 둔 입주자들은 자녀들을 아파트에서 1㎞가 넘는 거리에 위치한 학교에 보내야 할 처지에 놓였다.아파트 단지 입주보다 학교 신설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원주 기업도시내 섬강초교 신설이 입주보다 늦어지면서 학부모들이 어려움을 겪었고 강릉 유천지구내 유천초교도 비슷한 상황이다.되풀이되고 있는 강원도내 대규모 아파트 단지내 학교신설이 늦어지는 원인과 현황 등을 짚어봤다.



■ 아파트단지 입주와 학교 개교 엇박자

올 연말 입주가 시작되는 춘천 퇴계동 e편한세상 아파트단지에는 퇴계초·중학교가 신설될 예정이다.하지만 퇴계초·중학교 착공시기는 지난해 12월로 아파트 착공이 이뤄진 2016년 9월보다 2년 이상 늦었다.이 때문에 개교도 아파트 입주보다 늦어져 입주민 자녀들은 1년 동안 1㎞가 넘는 거리에 위치한 남부초교,성림초교,봄내초교에 분산배치될 예정이다.

강릉 유천지구 인근에 들어서는 유천초교(가칭)도 아파트 입주보다 학교 개설이 늦어지는 곳에 속한다.유천지구는 지난해 10월부터 입주가 시작됐지만 유천초교는 내년 3월 문을 열 예정이다.유천초교 역시 유천지구보다 착공 시기가 3년 가까이 늦었다.

‘지각 개교’는 원주 기업도시 주변 섬강초교에서도 일어났다.섬강초교 신설 공사는 기업도시가 착공되고 2년 정도 지난 2017년 8월이며 아파트 준공(2018년 7월)보다 1년 6개월 늦은 지난 3월에야 문을 열었다.춘천 우두택지 옆에 설립 예정인 우두초교(가칭)도 아직 첫 삽조차 못 뜬 반면 택지 내 이지더원 아파트는 이달 착공해 ‘지각 개교’가 불가피하다.도교육청 관계자는 “입주보다 개교가 늦은 건 도내 뿐만 아닌 전국적인 현상”이라며 “예비 입주자를 대상으로 개교이전 희망통학구역 설문,분산 배치 등으로 불편을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 한박자 늦는 중앙투자심사

아파트 입주보다 학교 개교 시기가 늦은 가장 큰 이유는 학교 신설 여부를 결정짓는 교육부의 중앙투자심사가 아파트 공사보다 한박자 늦게 이뤄지기 때문이다.교육부는 2010년 전후 수도권 등에서 택지개발 사업 속도를 고려하지 않고 인근에 학교를 지었다가 사업이 중단돼 학교가 남아도는 사례가 빈번해지자 아파트를 착공한 후 분양공고 시점이 돼야 중앙투자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요건을 강화했다.또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한 뒤에도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예산 편성·심의,설계 등의 절차에 6개월에서 1년 이상 시간이 소요되면서 아파트는 입주하더라도 학교 신설은 늦어지는 문제가 반복해서 발생하고 있다.

춘천 퇴계초·중 신설은 아파트 분양(1차·2016년 12월) 뒤인 2017년 4월 교육부의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했다.강릉 유천초교 역시 유천지구가 착공(2015년 10월)하고 1년여 뒤인 2016년 12월 중앙투자심사위원회에서 승인을 받았다.원주 섬강초교 신설이 중앙투자심사위원회를 통과한 시점도 기업도시가 착공(2015년 10월)하고 10개월 뒤인 2016년 8월이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중앙투자심사를 앞당기면 입주시기에 학교 문을 열 수 있지만 아파트 공사가 중단되면 학교만 문을 여는 위험부담이 있다”며 “입주와 개교 시기가 다른 문제가 있지만 학교 공실에 따른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다”고 말했다. 김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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