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남성 현상’은 우리나라에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특이한 세대현상이다.이들은 한국사회의 기존관념과 달리 취업,승진,결혼 뿐만 아니라 법집행 조차도 자신들이 여성들보다 차별받는다고 생각한다.‘20대 남성’을 다른 세대와 구분짓는 결정적인 요인은 ‘젠더 문제’다.20,30대 여성들이 한국 사회의 여성차별 문제에 대해 심각하다고 보고 있지만 20대 남자들은 오히려 남성차별 문제를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

여론조사기관과 시사주간지가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취업과 승진·승급에서 여성이 더 불리하다’는 대답이 전체적으로는 더 많지만 20대 남성은 이와는 반대의 답변을 하고 있다.오히려 남성에게 불리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결혼문화에 대해서도 사회 평균은 물론 기성세대 남성과 대조적으로 ‘여성에게 더 유리하다’고 느끼는 20대 남성이 세명 가운데 두명꼴이다.

특히 20대 남성은 페미니즘 바람이 불기 시작한 이후부터 ‘남성 차별’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는데 분노하고 있다.정부의 양성평등 정책이 여성 우대 정책으로 변질되면서 매우 잘못됐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이들은 ‘남녀의 동등한 지위를 이루려는 운동’인 페미니즘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이면서 페미니즘을 ‘여성차별이 아닌 남성 차별’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나윤경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은 한 언론인터뷰에서 20대 남성이 이처럼 페미니즘에 격렬하게 반발하는 이유에 대해 ‘시스템의 실패’로 진단했다.그는 “한국사회는 여성성에 더 부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남성적인 특징들이 소외되고 있는데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교육방식이나 평가기준이 다양하지 않다보니 남자아이들에게 여자아이는 ‘우수한 존재’일 뿐이고,여성 차별은 억지 주장처럼 느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차별당하고 있다고 느끼는 20대 남성들에게 ‘마이너리티 정체성’이 형성되는 징후가 보이고 있다.‘남성 마이너리티’가 20대 남성들의 정체성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단순한 세대 특성으로 치부해버리기에는 너무 심각하다.

진종인 논설위원 whddls25@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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