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도를 웃도는 폭염이 계속되는 한여름인데,내일(8일)이 가을에 접어든다는 입추(立秋)다.마침 8호 태풍 프란시스코도 상륙해 더위를 조금 씻겨주는 듯하다.어김없이 시간은 흘러가지만,여전히 한여름임에 틀림없다.지난달 22일 중복을 거치면서 복더위는 맹위를 떨치고 있다.복더위 마지막인 말복도 아직은 여러 날이 남았다.모기 입이 삐뚤어진다는 처서도 보름 남짓이다.

기후변화 시대의 여름나기는 힘겹다.여름 햇빛에 한창 달아오른 아스팔트와 건물에서 뿜어지는 열기는 기온을 더욱 상승시킨다.높은 온도에 더해지는 높은 습도는 찜통더위라는 말을 낳았다.이 더위에 최근 일본 아베정부의 노골적인 경제침략까지 더해지니 국민들의 불쾌지수는 끝없이 높아지고 있다.일부의 주장이지만,일본 정부의 경제도발을 두고 오히려 우리 정부가 사과해야 한다는 황당한 소리도 들린다.

엊그제 MBC의 한 프로그램을 통해 전해진 일부 보수단체의 주장은 분노를 넘어 참담함을 금치 못하게 한다.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에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일본 제품 불매 ‘노 재팬(N0 Japan)’을 ‘예스 재팬(Yes Japan)’이라고 외치며 불매운동에 나서고 있는 대다수 국민을 조롱하고 있다.

어떤 개신교 목사는 “대한민국은 2차 대전의 승전국이 아니라 일본의 식민지로서 일본과 함께 참여했으니 전범”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여기에 “조선은 일본이 멸망시키지 않았어도 멸망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졌다”거나 “한국은 명나라 형님을 섬겼지만 한국의 근대화는 일제시대 때부터 시작됐다”고 주장하는 등 역사적 사실마저 왜곡하는 막말도 서슴지 않는 이들도 있다.

이들의 황당한 주장은 일본 정부의 억지주장을 오히려 도와주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결국 아베 정부의 노골적인 보복행태가 폭로되기 보다는 오히려 우리의 정당한 주장마저 폄훼되고 왜곡시키고 있는 것이다.가뜩이나 한여름 더위에 지쳐있는 국민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그러나 입추가 지나면 무더위는 물러가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아무리 역사를 왜곡하고 사실을 숨긴다고 해도 진실이 밝혀지는 것 또한 세상의 이치 아니겠는가.

천남수 사회조사연구소장 chonns@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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