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아이치(愛知)현의 아이치 트리엔날레가 극우 세력의 협박을 이유로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의 전시를 중단한 가운데, 다른 지자체인 고베(神戶)시가 극우 세력의 눈치를 보며 이 예술제의 예술감독을 초청한 심포지엄을 취소하기로 했다.

9일 NHK에 따르면 효고(兵庫) 고베시는 오는 18일 개최할 예정이던 쓰다 다이스케(津田大介) 아이치 트리엔날레 예술감독 초청 심포지엄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고베시는 쓰다 감독을 비롯한 3명을 초청해 ‘예술은 이물(異物·다른 물건)을 받아들일까’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을 열 예정이었다.

▲ 일본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 출품된 ‘평화의 소녀상’&#10;    (서울=연합뉴스) 다음달 1일 일본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에서 공식 개막하는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의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 그 후’에 출품된 김운성 김서경 작가의 ‘평화의 소녀상’. 31일 열린 설명회에서 참석자들이 전시작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10;    이 작품은 지난달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일본군 성노예제와 여성 인권’을 주제로 열린 ‘보따리전’에도 전시됐다. 2019.7.31 [김운성 작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10;     photo@yna.co.kr&#10;(끝)&#10;&#10;&#10;<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일본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 출품된 ‘평화의 소녀상’ (서울=연합뉴스) 다음달 1일 일본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에서 공식 개막하는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의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 그 후’에 출품된 김운성 김서경 작가의 ‘평화의 소녀상’. 31일 열린 설명회에서 참석자들이 전시작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이 작품은 지난달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일본군 성노예제와 여성 인권’을 주제로 열린 ‘보따리전’에도 전시됐다. 2019.7.31 [김운성 작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심포지엄 실행위원회에 따르면 심포지엄 개최 사실이 알려진 뒤 '쓰다 감독을 부르지 말라', '소녀상을 전시하는 것인가' 등의 내용이 담긴 항의가 80건 가량 접수됐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심포지엄 개최에 대해 고베시에 항의하자는 움직임도 일었다.

NHK에 따르면 트위터에는 "이번에는 고베에서 공적인 돈을 사용하려는가", "아이치현에서 쇼와(昭和·1926∼1989) '천황'(일왕)의 사진을 태우는 영상과 위안부상(위안부 평화의 소녀상)을 전시했는데 단호히 반대한다"는 등의 글이 반향을 일으켰다.

고베시 "지금 타이밍에서 쓰다 감독을 초청하면 심포지엄의 취지에 맞지 않은 논란이 발생할 우려가 있고 올 가을 개최되는 예술 이벤트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고 심포지엄 취소 이유를 설명했다.

아이치 트리엔날레는 지난 1일부터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 그 후'에서 김운성·김서경 작가의 '평화의 소녀상'을 전시했다가 3일 '안전'을 명분으로 전시를 중단했다.

트리엔날레측은 작가들에게 상의하기 전에 전시 중단을 결정했고, 쓰다 감독은 이에 대해 "예상치 못한 사태가 일어난 것에 사과한다. 제 책임이다"라는 애매한 입장을 표명해 전시 중단에 반대하는 작가와 시민들에게도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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