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평창대관령음악제 폐막]
음악제 기간 모여서 공연한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성과
독특한 무대연출 관객 눈길
현대음악 쇼케이스 첫선
빈좌석 상당 아쉬움 남겨

▲ 지난 10일 제16회 평창대관령음악제가 메인공연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를 끝으로 폐막했다.
▲ 지난 10일 제16회 평창대관령음악제가 메인공연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를 끝으로 폐막했다.

손열음 예술감독표 두 번째 평창대관령음악제는 ‘해피엔딩’이었다.제16회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지난 10일 마지막 메인공연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를 끝으로 11일간의 일정을 마쳤다.스페인 방송교향악단을 이끄는 파블로 곤잘레스의 지휘로 진행된 폐막공연은 5분여간의 관객 기립박수를 이끌어내며 화려하게 끝맺었다.이날 멘델스존의 ‘핑갈의 동굴 서곡 작품번호 26’과 바이올리니스트 스베틀린 루세브가 협연한 판초 블라디게로프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 F단조 작품번호 11’,마지막으로 엑토르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어떤 예술가의 삶에 대한 에피소드 작품번호14’가 연주됐다.특히 환상교향곡은 작곡가 본인이 사랑했던 여인에 감정의 변천사를 그린 곡으로 폭발적인 연주가 끝난 후 기립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손열음 감독은 이날 폐막공연 직후 본지와 만나 “페스티벌이 잘 끝난 것 같다.찾아가는 음악회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예년과 달리 도민 분들이 많이 찾아와 주셨고 큰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며 “오케스트라와 지휘자,솔리스트,스태프와 관객 등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관령음악제는 주요 공연마다 매진 행렬이 이어지며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다른 이야기’를 주제로 각 메인공연마다 테마를 확실히 느낄 수 있는 기획이었다.클래식 공연에서 일반적으로 연주되지 않는 곡이나 구성들을 곳곳에 포진시켜 오직 대관령음악제에서만 감상하는 기회들을 마련했다.손 감독이 직접 집필한 프로그램북 또한 음악잡지를 보는 듯한 구성과 함께 각 곡마다의 상세한 설명을 통해 관객의 이해를 도왔다.

개막 첫 공연부터 예상을 깨고 관악기로 시작된 구성은 한국 클래식이 관악기가 약하다는 편견을 깨뜨렸다.세계 무대에서 검증을 받은 플루티스트 조성현,오보이스트 함경,클라리네스트 김한이 연주한 로디온 셰드린의 ‘세목동’은 연주자가 퇴장한 뒤에도 음악이 계속되는 독특한 무대연출 또한 관객을 사로잡았다.새로운 아티스트가 적어 아쉽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음악제 출연진이 안정화 됐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발전 또한 성과다.지난해 처음 시작한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올해는 더욱 업그레이드 된 실력과 하모니로 자리를 채웠다.마치 영화 ‘어벤져스’처럼 손 감독의 섭외 소식에 세계 각지의 한국 연주자들이 모인 것이다.이들은 평창에 모인 후 단 4번의 연습만으로 역대급 공연을 선보였고 대관령음악제의 또 다른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냈다.비록 대관령음악제 기간 잠시 모이는 오케스트라지만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해외 공연 등 외연 확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였다.

올해부터 전액 무료화를 전격 도입한 음악 아카데미 프로그램의 경우 교육을 통해 클래식 저변을 확산시키면서 평창대관령음악제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으로 평가됐다.마스터 클래스의 경우 음악제 참여 아티스트들이 직접 참여해 자신들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무료강의로 진행,호평받았으나 첫 해인만큼 청중 확보는 과제로 남았다.올해 처음 선보인 현대음악 쇼케이스 역시 쉽게 볼 수 없는 무대인데다 무료로 진행됐는데도 빈 자리가 상당히 보여 아쉬움을 남겼다.

지역과의 밀착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접근성이 가장 큰 문제였다.진부역과 강릉역으로 가는 셔틀버스를 제외하고 알펜시아 인근의 횡계 등 근처 시가지를 순회하는 셔틀버스가 없었기 때문에 횡계 시가지에서 숙박을 할 경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관객은 공연이 끝난 후 콜택시를 이용해서 알펜시아를 빠져나오는 수 밖에 없었다.알펜시아 보다 숙박요금이 저렴한 근처에서 숙박하는 관객들이 많다는 점에서 아쉬운 부분으로 꼽혔다.강릉역으로 가는 셔틀버스 시간도 서울행 KTX 막차시간을 고려해 9시40분 출발로 설정,일부 관객들은 공연 도중 빠져나가야 하는 모습도 연출됐다.국내 클래식 관객이 20∼30대 여성을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공연 기간 지역 대중교통체계 연계나 셔틀버스 운영 등에 대한 평창군 측과의 조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공연 대기시간을 채울 대안으로 지역주민들과의 협업을 통한 먹거리나 즐길거리 등 콘텐츠 마련을 희망하는 관객들도 있었다.한 관객은 “서울이나 외국에서 오는 관광객들이 많은데 알펜시아 입점업체 외에 평창 특산물을 알 수 있는 코너가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김진형 formatio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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