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사적지 75곳 현충시설 49곳
독립투사 추모탑·공적비 방치
찾아가는 이정표 찾기도 힘들어

▲ 춘천시 남산면에 소재한 춘천의병대장 습재 이소응선생 공적비가 화단에서 뻗어나온 나뭇가지와 풀에 가려진 모습.
▲ 춘천시 남산면에 소재한 춘천의병대장 습재 이소응선생 공적비가 화단에서 뻗어나온 나뭇가지와 풀에 가려진 모습.

▲ 춘천시 서면 금산리에 세워진 독립투사 호암 이준용·수암 한용섭선생 추모탑 비석의 모서리가 깨진채 방치돼있다.
▲ 춘천시 서면 금산리에 세워진 독립투사 호암 이준용·수암 한용섭선생 추모탑 비석의 모서리가 깨진채 방치돼있다.

일본의 경제보복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항일유적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강원도내 항일유적지 관리가 허술해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국가보훈처에 따르면 도내에는 독립운동사적지 75곳,현충시설 49곳 등이 설치돼 있다.하지만 관리 주체인 지자체의 무관심 속에 일부 독립운동 유적지가 훼손되거나 방치되고 있어 방문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12일 기자가 찾은 춘천 서면 금산리에 위치한 독립투사 호암 이준용·수암 한용섭 선생 기념비는 한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듯 주변에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있었다.기념비 뒷편 기단만 남은 추모탑 비석은 곳곳이 깨지고 패인채 방치돼 있었다.비문 앞면 석조 군데군데에는 금이 가 있었고 기념비를 찾아가는 길도 쉽지 않았다.

수백m 떨어진 인근 도로에서 기념비를 안내하는 이정표는 찾아보기 힘들었다.이소응 선생 공적비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춘천 남산면 남산도서관 주차장 구석에 위치한 공적비는 나뭇가지와 풀에 가려 쉽게 발견하기 어려웠다.공적비 곳곳에는 시커먼 얼룩이 올라와 있었고 공적비 주변에 유적지 훼손을 감시할 수 있는 CCTV는 보이지 않았다.

철원의 독립운동가 박용만 선생의 생가터는 상황이 더욱 열악하다.철원읍 밀양박씨 집성촌에 자리잡고 있던 박용만의 선생 생가는 집의 흔적도 남지 않아 현재는 군부대의 부지로 쓰이고 있다.지난해 10월 박용만 선생 서거 90주년을 맞아 철원군 월하삼거리 포병대대 내에 설치된 표지목만이 이곳이 박용만 선생의 생가터임을 알리고 있다.박용만 선생은 춘천의 유인석,원주의 민긍호·이은찬 선생과 함께 도내 출신 중 최고등급이자 건국훈장 중 두번째 등급인 대통령장에 추서된 인물이다.

더구나 해당 지자체들은 항일유적지 관리주체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한 지자체의 현충시설 담당자는 “관리 주체가 지자체이기는 하지만 직접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에 위탁했기 때문에 유적지가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고 했다. 안의호·박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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