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사람은 반드시 스스로 업신여긴 후에 남이 업신여기고,집안도 반드시 스스로 망친 후에 남이 망치고,나라도 반드시 스스로 공격한 뒤에 남이 공격한다(夫人必自侮,然後人侮之,家必自毁,而後人毁之,國必自伐,而後人伐之)”

‘맹자(孟子)’ 이루(離婁) 편에 나오는 말인데,모든 문제가 나로부터 기인한다고 보는 것이다.이 말은 외적 요인을 부정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외적 요인의 결과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이라는 얘기다.심신이 허약하면 작은 돌부리에 걸려도 넘어진다.그러나 몸이 건강하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사람에게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집안이 쉽게 풍비박산이 나는 것도,나라가 늘 외침에 시달리는 것도 내 약점이 공격당한 결과라는 점에서 마찬가지일 것이다.

자존감이 강한 사람은 쉽게 능욕당하지 않고,화목한 가정이 하루아침에 파탄 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비록 작은 나라라도 안으로 국민이 화합하고 밖으로 방비(防備)를 게을리 하지 않으면 큰 나라라도 쉽게 넘보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본다.물론 결이 다른 점이 없지 않지만 이런 점에서 ‘대학(大學)’에 나오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와 짝으로 읽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개인이 모욕을 피하고,가세(家勢)가 기울지 않고,외침을 받지 않는 길이 이 안에 있다.스스로 몸을 닦고(修身),집안을 가지런히 하고(齊家),국정을 안정시키는 것(治國)이 그 해답이다.맹자는 ‘서경(書經)’에 나오는 “하늘이 만든 재앙은 오히려 피할 수 있어도,스스로 만든 재앙은 빠져 나갈 길이 없다”는 구절을 인용함으로써,내적 관점을 거듭 강조한다.

오늘은 제74주년 광복절이다.정부 경축식이 15년 만에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리고 전국 지역별로 광복을 경축하고 선열들의 항일정신을 기린다.올해는 일본이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을 빌미로 경제보복을 단행하고,망언을 쏟아내는 와중에 맞는 광복절이다.바깥의 환란은 얼마든지 막아낼 것이다.고난의 역사와 선열들의 호국정신을 망각하거나 적전 분열로 인한 안으로부터의 화근을 경계해야 한다.

김상수 논설실장 ssookim@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