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관종 아니에요” 승리 위해 공룡탈 쓴 ‘열혈 관중’

[커버스토리 이사람] 강원FC 서포터즈 '공룡좌' 권현
창단부터 함께한 ‘골수팬’
지난 5월 첫 공룡탈 착용
“폭염 속 응원 힘들지만
관심 높일 수 있어 기뻐”

정승환 jeong28@kado.net 2019년 08월 17일 토요일
▲ ‘공룡좌’ 권현(33·사진 오른쪽)씨가 지난달 12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조재완(강원) 선수의 아디다스 탱고 어워드 시상식에서 시상을 하고 있다.
▲ ‘공룡좌’ 권현(33·사진 오른쪽)씨가 지난달 12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조재완(강원) 선수의 아디다스 탱고 어워드 시상식에서 시상을 하고 있다.


▲ '공룡좌' 권현(33)씨.
▲ '공룡좌' 권현(33)씨.
강원FC 경기가 있는 날이면 관중석에는 수천명의 관중 사이에 언제나 공룡 1마리가 섞여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시선강탈’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일명 ‘공룡좌’로 불리는 강원FC 서포터즈 권현(33) 씨다.독특한 모습으로 일약 스타에 오른 ‘공룡좌’ 권현을 만났다.

강원FC가 잇따른 선전으로 도민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가운데 강원FC 경기에는 선수들의 화끈한 경기력만큼이나 관중들의 이목을 끄는 것이 있다.태백에서 타이어 정비업에 종사하는 권 현(33)씨는 강원FC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공룡탈을 쓰고 경기장에 나타나 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게다가 요즘 같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 바람한 점 들지 않는 공룡탈을 쓴 권 씨의 등장은 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강원FC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고 싶었습니다.” 권 씨가 처음 공룡탈을 쓰기 시작한 것은 불과 3달 전이다.평소 강원FC에 이슈메이킹을 위해 고심하던 그는 의외에 곳에서 영감을 얻었다.여느 때처럼 유튜브에 올라 온 동영상을 보던 그는 공룡옷을 입고 민속촌을 방문한 한 유튜버의 영상을 보게 됐다.처음엔 별 생각이 없었지만 이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는 것을 보며 아이디어를 얻었고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그는 지난 5월 19일 성남종합경기장에서 열린 성남과 강원의 K리그1 9라운드 경기에서 처음 공룡의상을 입고 나타났다.하지만 처음부터 지금처럼 화제가 된 것은 아니다.경기장을 찾은 어린이나 일부 관객들이 특이한 복장을 보고 사진촬영을 요청하는 등 관심을 보이긴 했지만 미미한 정도였다.

▲ 권현(33·오른쪽)씨와 공룡옷을 입은 강원FC팬이 지난 11일 강원FC-FC서울의 K리그1 25라운드 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응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강원FC
▲ 권현(33·오른쪽)씨와 공룡옷을 입은 강원FC팬이 지난 11일 강원FC-FC서울의 K리그1 25라운드 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응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강원FC

권 씨가 ‘공룡좌’로 불리며 화제가 되기 시작한 지는 얼마되지 않았다.처음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지난 6월 23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포항전이다.이날 강원FC가 포항을 상대로 5-4 대역전극을 기록,큰 화제를 모았다.당시 TV 중계화면에 공룡옷을 입고 포효하는 권 씨의 모습이 포착,전파를 타고 전국에 퍼졌다.이날을 계기로 권 씨의 공룡탈은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며 ‘공룡좌’라는 별칭까지 얻게 됐다.권 씨는 “강원FC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게 있을 지 항상 고민해 왔지만 공룡옷이 이렇게 큰 관심을 받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최근 강원FC가 화제거리로 떠오르는데 작게나마 일조할 수 있어 더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사실 권 씨의 이런 노력은 꽤 오래됐다.권 씨는 강원FC 창단해인 2008년부터 지금까지 함께해 온 강원의 ‘골수팬’이다.그는 강원FC의 K리그 참가 첫 시즌인 2009년에도 지금과 비슷한 시도를 했다.당시에는 강원FC의 마스코트인 곰모양의 잠옷을 입고 응원에 나섰다.권 씨는 “다른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어 강원FC 창단 후 2~3년 정도 동물잠옷을 입고 경기를 관람했다.하지만 이때는 지금처럼 관심을 끌지 못했고 팀이 강등권에 놓이면서 좀 더 진지하게 응원에 임하기 위해 동물옷을 벗게됐다”고 설명했다.10년만에 다시 입은 특색있는 응원복이 이번엔 대박을 쳤다.때마침 강원FC가 리그에서 승승장구,승리의 순간마다 함께한 공룡좌는 어느새 승리의 마스코트로 여겨지고 있다.그의 노력이 강원의 선전과 맞물려 제대로 시너지를 발휘한 것이다.특히 그는 수차례 언론 인터뷰에 이어 지난달 춘천에서 열린 경남전에서는 조재완(강원FC)의 탱고 어워드 수상의 시상자로 나서는 등 강원FC의 명물로 자리매김,구단의 이슈몰이에 톡톡한 공을 세우고 있다.

공룡좌가 빛을 보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처음엔 그가 단순히 관심을 얻기 위한 퍼포먼스를 벌이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선도 있었다.또 최근에는 각종 언론의 인터뷰로 권 씨의 신상이 노출되자 온라인상에는 권 씨를 비방하는 글들도 올라왔다.하지만 그는 굴하지 않았다.그는 “미디어의 주목을 받으면서 얼굴이 노출되자 외모비하,욕설 등 악성댓글이 많아졌다”며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격려해주시는 분들이 더 많아 괜찮다”고 말했다.

웃지못할 고충도 있다.공룡옷 내부가 더워도 너무 덥다는 것이다.공룡옷은 가뜩이나 통풍이 되지않아 이 옷을 입고 응원에 나설때면 권 씨는 땀으로 흠뻑 젖는다.권 씨는 “한 달전까지만 해도 견딜만 했지만 최근에는 저녁까지도 더위가 계속돼 힘들 때도 있다.최근 전북전에서는 정말 쓰러질뻔 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하지만 그는 이내 웃어보이며 “이제는 미디어의 주목을 받는 등 일이 커지는 바람에 마음대로 벗을 수도 없다”며 “어린아이들이나 일부팬들이 나로 인해 조금이라도 즐거움을 찾고 강원FC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면 더위따위는 참을 수 있다”고 했다. 정승환 jeong28@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http://www.kado.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