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忍耐)’의 참을 ‘인(忍)’과 견딜 ‘내(耐)’는 두 개의 의미가 담긴 글자가 합쳐져 만들어진 글자다.‘인(忍)’은 刃(칼날 인)과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글자로 칼날이 심장을 찌를 듯이 아픈 감정을 참아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내(耐)’는 옛날에 가벼운 죄를 범했을 때 수염깎는 벌을 행했는데,이를 능히 견딜 수 있다는 뜻을 담아 而(구레나룻 이)와 寸(꾸미다)가 합쳐진 것이다.

인내는 서양 속담에 많이 등장한다.‘인내는 쓰지만 그 열매는 달다’가 대표적이다.터키 속담에는 ‘인내는 천국의 열쇠’라고 했고,독일 속담에는 ‘인내는 악마도 먹어치운다’고 했다.또 프랑스 속담에는 ‘인내는 희망의 기술’이라고 했다.모두 인내는 원하는 것을 얻게 될 것이라고 암시한다.성경에도 “너희에게 인내가 필요함은 너희가 하나님의 뜻을 행한 후에 약속하신 것을 받기 위함이라(히브리서)”고 했다.

인내(Patience)는 또한 열정(Passion)의 어원인 라틴어 ‘Pati’와 같은 뿌리다.인내는 열정이 전제돼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이 말은 인내는 고독하고 견디기 어려운 것을 감내하는 것이기도 하지만,동시에 뜨거운 열정이 없으면 가능하지 않다는 얘기도 된다.달콤한 결과만을 기대하며 인내하는 것은 진정한 인내라고 할 수 없다.결과보다는 과정에서 얼마나 열정적이고 진실하냐에 따라 인내의 진정한 가치가 발휘된다.

미국 오바마 정부는 북핵 문제에 대해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라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제재 등 경제적 압박을 지속하며 북한의 붕괴를 기다렸다.그러나 사실상의 북한 무시정책으로 인해 북한은 오히려 수차례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등 핵·미사일 능력을 증강하는 결과를 낳았다.오바마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화를 제의하는 등 능동적인 노력이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최근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과 막말 공격에 문재인 대통령은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보수야당은 북한에 대한 정부의 저자세를 비판하고 있다.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대화기조를 유지하려고 애쓰고 있다.인내하고 있는 것이다.문대통령의 인내는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천남수 사회조사연구소장 chonns@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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