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영하기온 수정불량 원인
발육부진 등 상품가치 급락
도 “피해신고 접수 조사 중”

▲ 춘천에서 30년째 복숭아 과수원을 운영하는 이모(58)씨가 23일 오후 농장 바닥에 떨어진 손상된 복숭아를 정리하고 있다.
▲ 춘천에서 30년째 복숭아 과수원을 운영하는 이모(58)씨가 23일 오후 농장 바닥에 떨어진 손상된 복숭아를 정리하고 있다.

“냉해에 이은 낙과에 기형과까지,올해 농사는 완전 망쳤습니다.”

올해 봄 냉해로 인한 낙과 피해가 최근 들어 속출하면서 수확철을 맞은 강원도내 과수농가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23일 오후 1시 춘천 동산면 원창리의 한 복숭아 농장.수확철을 맞아 잘 익어가야 할 복숭아 열매는 나뭇가지에 간신히 매달려 있었다.과수원 바닥에는 시들어버리거나 썩은 열매로 가득했고 나뭇가지에는 빈 복숭아 보호용봉지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1만6528㎡(5000평) 규모의 복숭아 농장을 30년째 운영하는 이모(58)씨는 “꽃이 필 무렵인 4월에 이어진 이상저온으로 인해 최근들어 낙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며 “피해가 워낙 큰데 보상절차도 복잡하고,수확량은 작년의 절반에도 못 미쳐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이어 “그나마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복숭아들은 크기가 작거나 썩어버려 상품성이 없다.올해는 인건비도 못 건질 것 같다”고 했다.지난 4월말 춘천지역 아침 최저기온이 한때 영하 2도(예년 평균 7~10도)까지 떨어져 당시 일부 과수농가가 꽃잎이 시드는 냉해를 입었다.

복숭아 주산지인 원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원주 귀래면에서 15년째 복숭아 농장을 운영하는 임모(62)씨는 복숭아를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개화기(4월)때 저온현상으로 인한 낙과·기형과가 속출해 올해 생산량 부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임씨는 “봄철 이상저온 현상 이후 열매가 달렸어도 수정불량으로 낙과되거나 발육부진으로 기형적인 외형으로 상품가치가 크게 떨어졌다”며 “지역에 따라,품종에 따라 일부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농가에서 낙과·기형과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처럼 냉해로 인한 낙과 피해가 커지자 농정당국은 실태파악을 위한 현장조사를 벌이는 등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도 관계자는 “일부 농가에서 피해신고가 접수돼 담당 직원들이 피해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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