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석 기상청장
▲ 김종석 기상청장

속담 중 “여우를 피해서 호랑이를 만났다”라는 말이 있다.이는 갈수록 더욱 더 힘든 일을 당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요즘 날씨가 꼭 그렇다.여우같은 장마가 끝나더니,집중호우와 태풍이라는 호랑이가 수시로 한반도를 덮쳐오고 있다.

매해 장마가 끝나도 우리 머리 위에 무섭게 쏟아져 내리는 비를 종종 만나게 된다.지난 7월 말,장마가 끝났다는 언론보도 후 중부지방에 쏟아진 집중호우에 많은 사람이 의아해했으며,언론에서는 “장마 끝났다더니…?”라는 타이틀의 기사가 쏟아졌다.이는 장마가 계속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장마 후 발생하는 집중호우 현상이다.

기상학적으로 ‘장마’는 여름철 우리나라 남쪽의 온난습윤한 열대성 기단과 북쪽의 한랭습윤한 한대성 기단이 만나 형성되는 정체전선에서 내리는 비로 ‘장기간 많은 비’가 내린다.그러나 ‘집중호우’는 짧은 시간 좁은 구역에 집중적으로 내리는 강한 비로 한여름에 매우 크게 발달한 적란운에서 내리는 경우가 있으며,이는 주변 환경에 따라 생성과 소멸을 반복한다.또 장마 후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로 확장하면서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와 부딪혀 강한 비구름이 생성,특정 지역에 많은 비를 쏟아내는 집중호우 형태가 있다.7월 말 중부지역에 쏟아졌던 비가 바로 후자에 해당된다.보는 관점에 따라 여러 해석이 가능하나 ‘장마’와 ‘집중호우’ 모두 비가 내리는 현상이다.그리고 두 현상 모두 강한 비가 내릴 때는 ‘집중호우’라고 표현하며,이는 특정 지역에서 내리는 많은 양의 강한 비로 정의된다.

2017년 재해안전통계에 따르면,최근 10년(2007∼2016년)간 8월부터 10월 사이 태풍과 집중호우로 인해 발생한 사망자는 42명이며 재산피해는 1조 9926억원에 달했다.이처럼 집중호우는 침수,축대 붕괴 등으로 인해 인명과 재산에 막대한 피해를 남긴다.특히 요즘은 산과 계곡으로 캠핑이나 야영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여름철은 구름 한 점 없이 맑다가도 오후가 되면서 순식간에 소나기가 내릴 수 있으며,많은 비로 갑작스럽게 불어난 물에 휩쓸리거나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한다.강이 짧은 우리나라 지역 특성상 자신이 위치한 지역에는 비가 내리지 않더라도 상류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린다면 강의 중류와 하류에서는 급작스럽게 불어난 물로 인해 피해를 입을 수 있어 집중호우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

집중호우를 예방하려면 국민 참여 또한 중요하다.가장 최신의 기상정보를 살펴,스스로 자신을 지키는 안전의식을 가져야한다.기상청에서는 집중호우와 같이 돌발적으로 나타는 위험기상현상에 대비하기 위해 기상청 홈페이지에 ‘초단기예측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실시간 변화하는 집중호우 정보를 생활화하고 활용한다면 피해를 사전에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다.또한,여름철 풍수해 대비 국민행동요령을 미리 알아보고 습득하는 것도 방법이다.사고는 한순간이다.사전대비와 적절한 조치만으로도 인명사고를 대비할 수 있으므로 올 여름 집중호우에도 안전한 나라가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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