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나면 서울로 보내고 말이 나면 제주도로 보내라는 속담이 있다.서울은 사람이 모이고,제주도는 말이 많은 곳이다.사람이든 말이든 출세를 하고 빛을 보려면 본고장으로 가야한다는 뜻일 것이다.사람이 많이 몰려드는 데는 이유가 있는 것이고,그 이유를 찾아 꾸역꾸역 몰려들고 있다.그러나 과도한 집중은 예기치 못한 여러 문제를 낳는데,이것이 우리나라가 당면한 수도권 과밀의 문제다.

수도권 인구가 다음 달이면 총 인구의 50%를 넘어설 것이라고 한다.통계청이 최근 국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월 현재 우리나라 총인구는 5170만9000명으로 이 중 수도권 인구가 2584만4000명이다.전체 인구의 49.98%에 해당한다.서울 경기 인천을 제외한 비수도권 14개 시·도에 나머지 2586만5000명(50.02%)이 흩어져 산다.반반인 것 같지만 문제는 추세다.수도권 인구는 2004년 47.8%에서 매년 0.1~0.3%포인트 늘었다.지금도 매달 1만 명가량 는다.그 격차는 0.04%로 1만 명에 불과하다.이대로라면 다음 달이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인구 순위가 역전된다는 것이다.과도한 인구 집중이 국가경쟁력의 걸림돌이 된다는 진단이 나온 지 오래다.

인구 불균형의 극단에 강원도가 있다.한때는 ‘200만 도민’이라는 구호를 외쳤으나 지난해 말 154만3000명이다.한동안 주춤했던 감소세는 2016년 155만800명을 정점으로 다시 매년 감소한다.우리나라 인구는 2030년에는 51.0%,2040년에는 51.6%로 수도권 인구 점유비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한다.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한 정부의 분산정책이 무색하다.

국토 면적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 인구 절반이 몰려있다.반면 국토의 16.9%의 강원도 인구는 3%에도 미달한다.인구 분포는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불균형문제를 가장 포괄적·상징적으로 보여준다.문전(門前)에 기회가 많지만 모든 선수가 골대 앞에 몰리면 축구를 망친다.운동장을 넓게 써야 좋은 축구,이기는 게임을 할 수 있다.50%의 둑이 터진 수도권 인구의 월류(越流)를 간과해선 안 된다.

김상수 논설실장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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