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지도부, 신중국 창건 70주년 한달여 앞두고 잇단 악재에 비상
이번 주말 미중 추가 맞불 관세·홍콩 시위 분수령 될 듯

▲ 홍콩 경찰이 25일 홍콩에서 벌어진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현장에서 시위대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다.
▲ 홍콩 경찰이 25일 홍콩에서 벌어진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현장에서 시위대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다.

신중국 창건 70주년을 한달여 앞두고 홍콩 시위와 미·중 무역 전쟁이 격화되는 등 대내외 악재가 쏟아지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시름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중국의 전·현직 수뇌부 모임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 이후 강경파가 득세하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가운데 시진핑 주석이 홍콩 및 미·중 무역 문제를 제때 해결하지 못할 경우 장기 집권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26일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홍콩 시위가 지난 주말 격렬해지면서 홍콩 경찰이 물대포와 실탄 경고 사격까지 하며 진압에 나선 데 이어 미국이 9월 1일 자로 대중국 추가 관세 부과를 압박하면서 사면초가에 처한 상황이다.

특히 홍콩 사태에서도 중국 정부는 그 배후로 미국을 지목하면서 사실상 모든 전선에서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상황 타개를 위한 돌파구도 보이지 않는다.

이달 중순 베이다이허 회의 직후 홍콩 바로 앞인 선전(深천)에 수천 명의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무장 경찰이 배치돼 중국 본토의 무력 투입이 임박한 것으로 보였다.

이후 폭력 시위 자제로 홍콩 사태가 잠잠해지는 듯했다가 지난 주말 최루탄, 화염병, 물대포, 실탄 경고 사격까지 등장하면서 시진핑 주석은 본토 무력 동원을 통한 조기 진압을 요구하는 강경파의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19일 중국 간쑤성 시찰에 나선 시진핑 국가주석이 둔황 막고굴(莫高窟)을 방문해 손을 흔들고 있다. 막고굴은 윈강 석굴, 룽먼 석굴과 함께 중국 3대 석굴로 꼽히는 문화유산이다.
▲ 19일 중국 간쑤성 시찰에 나선 시진핑 국가주석이 둔황 막고굴(莫高窟)을 방문해 손을 흔들고 있다. 막고굴은 윈강 석굴, 룽먼 석굴과 함께 중국 3대 석굴로 꼽히는 문화유산이다.

홍콩 사태를 이대로 방치해 폭력 시위가 장기화할 경우 자칫하면 10월 1일 신중국 창건 70주년 행사마저 빛이 바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는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으로 급성장한 중국의 국력과 중국 공산당의 위상을 과시하는 계기라는 점에서 홍콩 사태가 정리되지 않을 경우 시진핑 지도부는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을 ‘적’이라 부르며 정면 대결에 나선 점도 시 주석 입장에선 부담스럽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우리는 중국이 필요 없다”며 오후 중 대응 조치에 나서겠다고 엄포를 놓았고, ‘지시’라는 표현을 쓰며 미국 기업에 중국과의 관계를 끊으라는 압박까지 가했다.

미국은 9월 1일부터 3천억 달러의 중국산 제품 가운데 일부에 대해 관세율을 당초 10%에서 15%로, 나머지 2천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현행 25%에서 10월 1일부터 30%로 올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또다시 홍콩에서 대규모 시위가 예상되고 미국의 대중국 추가 관세가 부과하는 이번 주말이 시진핑 주석에게 집권 기반 유지를 위한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신중국 창립 70주년을 한달여 앞둔 가운데 이번 주말 또다시 폭력 시위가 나올 경우 중국 지도부는 본토 무력 투입을 통한 진압을 고민하게 될 것”이라면서 “아울러 미·중 추가 관세 부과 시점 또한 주말이라 미국과 갈등이 큰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한 듯 중국 관영 매체들은 시진핑 주석의 지도력을 강조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해외판은 ‘인민 지도자는 인민을 사랑한다’는 제하의 1면 기사를 통해 시진핑 주석의 최근 간쑤(甘肅)성 시찰에서 가는 곳마다 중국인들이 환호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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