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도네시아가 수도 이전을 발표했는데,남의 일 같지 않다.지난 26일 인도네시아 조코위(58) 대통령은 수도 자카르타를 보르네오 섬(칼리만탄 섬)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내놨다.수도 이전을 추진했던 대개의 나라와 마찬가지로 이 나라도 그동안 숱한 논란을 겪었다.국부(國父)로 불리는 수카르노 전 대통령도 시도했으나 끝내 천도(遷都)의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얼마 전 재선에 성공한 조코위 대통령이 정치적 승부수를 걸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수도 이전이 다양한 이해관계와 논란을 뛰어넘어야 하는 정치적 결단임에 분명하다.그러나 내용적으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점에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 같다.기존의 자바 섬에 있는 자카르타가 더 이상 수도로서의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수마트라,자바,보르네오,술라웨시,뉴기니 등 5개의 큰 섬과 1만7000여 개의 작은 섬으로 구성된 나라다.자바 섬은 국토 면적의 7%에 불과하지만 인구의 53%가 모여 산다.수도 자카르타에만 1000만 명,자바 섬 전체 인구가 1억4100만 명에 이른다.이런 초 집중 현상이 인구 과밀,교통체증,환경오염,재난위험 등 다발성 도시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카르타 시내 차량속도가 평균 10㎞에 불과할 만큼 체증이 심하다.더 결정적인 것은 안전문제다.과도한 지하수 개발과 고층건물로 지반이 매년 7.5㎝가량 가라앉는다고 한다.‘불의 고리’에 위치해 재난에 취약하다는 점도 천도 명분을 더한다.자카르타를 경제중심 도시로 전환하고,보르네오 섬에 150만 명 규모의 행정수도를 건설하겠다는 게 조코위 대통령의 구상이다.

우리나라와 비슷한데,실제로 우리나라 세종시를 모델로 삼았다고도 한다.지난 7월 현재 서울 인구가 1000만에 가깝고,인천·경기를 포함하면 2548만 명에 이른다.곧 수도권 인구가 전체의 50%를 초과할 것이라고 한다.국토의 11.8%에 인구의 50%가 몰려있다.세종시와 혁신도시 조성에도 불구 수도권 집중이 멈추지 않으면 결국 또 다른 선택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김상수 논설실장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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