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디션 관리 잘 해서 나달과 경기서도 좋은 모습 보이겠다”

▲ Hyeon Chung, of South Korea, returns a shot to Fernando Verdasco, of Spain, during the second round of the US Open tennis championships Thursday, Aug. 29, 2019, in New York. (AP Photo/Charles Krupa)
▲ Hyeon Chung, of South Korea, returns a shot to Fernando Verdasco, of Spain, during the second round of the US Open tennis championships Thursday, Aug. 29, 2019, in New York. (AP Photo/Charles Krupa)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170위·제네시스 후원)이 지난해 호주오픈 4강 신화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인가.

정현은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US오픈 남자 단식 2회전에서 페르난도 베르다스코(34위·스페인)에게 3-2(1-6 2-6 7-5 6-3 7-6)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2017년 프랑스오픈 3회전, 2018년 호주오픈 4강에 이어 메이저 대회에서 세 번째로 3회전 이상의 성적을 확보한 정현은 이틀 뒤 2번 시드인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과 만나게 됐다.

나달은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 가운데 한 명이다.

2010년과 2013년, 2017년 US오픈에서 세 번이나 우승한 나달은 올해 1회전에서 존 밀먼(60위·호주)을 3-0(6-3 6-2 6-2)으로 완파했다.

원래 이날 2회전을 치를 예정이었으나 상대 선수가 기권하는 바람에 힘들이지 않고 3회전에 안착했다.

정현이 어네스토 에스커베이도(206위·미국)와 1회전에서 3시간 37분 접전 끝에 3-2(3-6 6-4 6-7 6-4 6-2)로 이겼고 2회전 역시 3시간 22분이나 뛰어다녀 체력 소모가 컸던 점은 아쉽다.

게다가 정현은 이번 대회를 예선부터 시작해 본선 2회전까지 총 5경기를 치렀다. 본선 1회전 한 경기만 치른 나달에 비해 불리할 수 있는 요인이다.

하지만 정현은 2009년 세계 랭킹 7위까지 올랐던 ‘톱 랭커’ 출신 베르다스코를 상대로 5세트 매치 포인트까지 내준 위기를 벗어나 극적인 역전승을 따내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 호주오픈에서도 정현은 3회전에서 당시 세계 랭킹 4위였던 알렉산더 츠베레프(6위·독일)를 세트 스코어 3-2로 물리치고 16강에서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를 잡은 기분 좋은 기억이 있다.

당시 조코비치는 팔꿈치 부상으로 컨디션이 좋지 못했으나 올해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한 나달은 이달 초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로저스컵에서도 정상에 오르는 등 오히려 몸 상태가 완벽에 가깝다는 점이 2018년 호주오픈 때와 다르기는 하다.

정현은 나달과 2017년에만 두 차례 만나 모두 0-2 패배를 당했다.

클레이코트 대회인 바르셀로나오픈에서 0-2(6-7 2-6), 하드코트 대회인 파리 마스터스에서도 0-2(5-7 3-6)로 무릎을 꿇었다.

만일 정현이 나달의 벽을 넘으면 이형택(43·은퇴)이 보유한 US오픈 남자 단식 최고 성적인 16강(2000년·2007년)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정현은 2회전을 이긴 뒤 매니지먼트 회사인 IMG 코리아를 통해 “오늘 힘든 경기에서 이겨 정말 기쁘다”며 “하루 잘 쉬고 컨디션 관리를 잘해서 나달과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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