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랭지채소는 감자와 옥수수와 더불어 강원도의 상징 작목이다.오염되지 않은 땅과 청정한 환경이 신선한 먹을거리를 생산하는데 안성맞춤이다.요즘 수급 조절이 안 돼 애써 농사를 잘 지어놓고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한다.정선과 평창 고랭지 채소 재배 주산지에서는 가격이 폭락하고 내다 팔 데가 없어 산지에서 그대로 갈아엎고 있다는 안타까운 이야기가 들린다.

정선의 곤드레가 대통령 추석 선물 목록에 올랐다는 소식은 그나마 위안이다.청와대는 설날이나 추석 같은 큰 명절에 국가유공자와 사회적 배려 계층에 1만4000여 명에게 선물을 보낸다.정선의 곤드레 나물이 이 선물 목록에 포함된 것이다.올 추석 청와대 추석 선물세트는 곤드레와 더불어 충남 서천의 소곡주,전북 고창의 땅콩,부산 기장의 미역 등 4종으로 구성돼 있다.

해발 700m 이상 산지가 많은 정선에서 자란 곤드레는 이미 웬만큼 알려져 있다.이번에 대통령 추석선물로 뽑힌 것은 다시 한 번 효능과 품질을 공인받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정선농협을 통해 청와대에 납품된 말린 곤드레는 1.2t으로 생 곤드레로 치면 24t에 해당하는 분량이다.단백질,탄수화물,무기질,비타민 등 영양소를 골고루 함유하고 있어 건강에도 좋은 식품이다.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비를 예방하는 것은 물론 칼슘,인,철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뼈 건강과 빈혈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이런 효능이 알려지면서 정선에서는 재배 농가가 늘어나고 다양한 요리법도 개발돼 이 지역의 대표 먹을거리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5~6월이 제철이지만 말려서 보관하거나 다양한 가공식품으로 개발돼 사계절 어느 때든 맛 볼 수 있게 됐다.

어떻게 먹어도 좋지만 본 고장에서 맛보는 것이 별미 중의 별미다.필자도 이런저런 이유로 이곳을 지날 때 정선 읍내 전통시장에 들러 그 특별한 맛에 빠져보곤 한다.열흘 뒤면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나라안팎이 어수선하지만 조바심을 낸다고 될 일도 아닌 것 같다.추석 연휴 오가는 길 가까운 전통시장에 들러 무공해 자연음식으로 잃어가는 미각을 되살려보는 것도 좋겠다.

김상수 논설실장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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